정부는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실질적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길 촉구합니다.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신명기 30장 19절)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모든 생명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 아래 이 세계가 생명의 터전으로 회복될 것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우리 삶에서 밀려나버린 이웃들과 신음하는 뭇 생명을 위해 '생명의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이라고 믿으며, 이를 위해 앞장서 왔습니다.

지난 2월 15일 부산에서 기름유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였습니다. 지난 여수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남짓 지난 상황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여수 기름유출사건으로 파괴되어가고 있는 생태계와 피해주민들의 보상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건이어서,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유류공급선을 통해 해상에서 기름을 공급받던 화물선의 연료탱크에 구멍이 생겨 기름이 바다로 유출된 것입니다. 직접적 원인은 바로 해상 급유 과정에서 발생한 선박 간 충돌로, 높은 파고에 무리하게 해상급유를 진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안일하고 무책임한 해상급유 관리시스템의 부실이 부른 분명한 인재입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여수 기름 유출보다 1.5배나 많은 양의 기름이 유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름 종류와 해류 등의 영향으로 연안과 양식장 등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해경의 발표만을 되풀이하여 보도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시키고 은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다 오염과 생태계 파괴, 어민들의 시름에 대한 걱정을 하기 보다는 물질과 자본에 대한 맹신과 안일한 정부의 태도에 그 원인이 있음을 분명히 지적합니다. 서해안 기름 유출로 수많은 봉사자가 해안가의 기름을 제거하고 닦았지만,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생태계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어민들의 피해보상 소송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아픈 현실을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년이 지나도록 전혀 발전된 대책이 전무한 해양관리 당국의 이러한 안일하고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물으며, 동시에 국민들에게 진실을 보도해야하는 언론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여, 자기 자리를 찾기를 촉구하는 바 입니다.

또한 한 점의 의혹이 없는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함께 변화무쌍한 해상을 고려해서 연안유입에 따른 2차 오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신속한 방제 및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여 더 이상 동일한 사건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어지럽히거나, 거스르지 않기를 촉구하는 바 입니다.

우리는 파괴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교회의 선교적 과제임을 고백하며, 더 이상 인간의 욕망으로 발생되는 이러한 재앙이 계속되지 않도록, '생명을 택하는 일'(신명기 30장 19절)에 앞장서 기도와 실천을 계속하여 나아갈 것입니다.

2014년 2월 18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상임대표 김경호, 김기련, 김복기, 류장현, 배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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