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 아시아 지역 회장과 중앙위원으로 각각 당선된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장상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배현주 부산장신대 교수가 6일 오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상 목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 아시아 지역 회장으로 당선됐다.   ©채경도 기자

먼저 장상 목사는 "이런 자격으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개인적인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준비위원을 맡으면서 WCC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많이 고민했다. 21세기 기독교는 많은 난관에 처해 있고 그래서 WCC의 방향성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교회가 세계적 지평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하나님이 한국 교회에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도 생각해 왔다"며 "그런 시기에 직책을 맡아서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 목사는 지난 4일 아시아 지역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편 이날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 임한 배현주 교수는 "조금 전 결정난 것이라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총회를 위해 계속 준비하고 일해 온 사람으로서 한국 교회에 대한 세계 교회의 기대가 상승하고 있는 이 시점에 중앙위원이 되어 거룩한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또한 "한국 교회가 갖고 있는 귀한 전통을 통해서 세계 교회가 하나님의 뜻과 표증을 분별하고 예수 제자도의 본분을 회복하는 일에 미력이나 보태며 이 직책을 감당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21세기 기독교 변화로 WCC 새 방향성 필요"
"한국 교회 새로운 역할에 세계 교회가 주목"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향후 전체적인 WCC의 방향성과 한국 교회의 역할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장 목사는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서구 교회가 성장이 멈추고 남반구에서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WCC가 방향 모색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럽과 미국 교회가 하던 역할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로 분담되어야 하고 이 가운데 한국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게 손꼽힐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 중앙위원으로 당선됐다.   ©채경도 기자

배 교수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규모가 너무 크다. 생태계 파괴나 전쟁, 폭력, 테러리즘 등의 문제를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이 시대에 죽음과 폭력과 싸우고 사람을 구원하고 세상을 해방시키는 WCC의 비전이 중요하다"며, "WCC가 전 지구적으로 함께 그리스도의 제자된 본분을 갖고 인류에 소망을 주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 역할에 관해서는 "이번 총회에 온 많은 사람들이 한국 교인들의 순수함과 성실함에 감동을 표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앞으로도 질적으로 성숙해가면서 한국 교회의 역동성을 세계 교회와 나누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동성애 논란에 대해서는 "지엽적인 문제" 일축
한국측 중앙위원 수 축소에는 아쉬움 표해

한편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총회 기간 불거진 동성애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 같은 질문에 장 목사는 "WCC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아주 광범위하기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하는 데 있어서 동성애를 이야기하는 것은 지엽적이고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또한 "WCC는 본래 재정이나 행정의 문제에 있어서는 다수결로 결정을 하지만 기타의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문제는 만장일치제를 택한다"며 "그래서 WCC의 회원들 가운데서 (동성애 등 특정 이슈에 대해) 이야기가 나와도 그것은 그 분들의 자유로운 견해이지 WCC가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는 한 우리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분명히 못 밖았다.

이외에도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중앙위원 선거 과정에서 총회측이 한국에 당초 배정되었던 3석을 아시아 지역 회장에 선출된 장 목사까지도 중앙위원으로 간주해 2석으로 줄인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배 교수는 "한국 교회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은 데에 실망이 있지만 이 모든 과정 통해 세계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을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장 목사와 배 교수는 둘 다 여성으로서 앞으로도 WCC가 여성을 비롯해 청년, 장애인의 참여를 증진하고 이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활동을 펼치겠다고도 계획을 전했다.

장 목사는 "WCC가 여성과 청년,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대 정신과 추세를 따라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고, 배 교수도 "WCC가 엄브렐라(umbrella) 기구로서 회원 교회들과 함께 협력해 여성과 청년, 장애인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중앙위원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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