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1일부터 작가 윤우승의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Life'와 'Fish'의 합성어인 'Lifish'라는 제목으로 붉고 푸른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떼의 모습을 담은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작품 속 물고기 수천 마리는 큰 원을 그리며 나선형으로 화면 위를 향해 올라가기도 하고 소용돌이치듯 가운데로 몰려들기도 하며 장관을 연출한다.

바닷속을 가르는 은빛 물고기들의 움직임에서는 속도감이 느껴지고, 바깥세상과 분리된 채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모습에서 편안함과 고요함도 느껴진다.

광택이 나도록 표면이 매끈하게 처리된 작품의 비밀은 과거 나전칠기 공방에서 전통도장술을 익히고 가구공장에서 사포 질로 반들반들한 표면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운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에 있다.

그는 수천 마리에 이르는 물고기들의 이미지를 붓으로 하나하나 그린 다음 스프레이로 덮고 다시 그린 뒤 또 스프레이를 덮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물고기들의 원근감을 표현하고 광택감과 보존성이 좋은 자동차 도색제로 투명한 막을 입혀 작업을 완성하는 것이다.

바닷속을 가르는 은빛 물고기를 작품의 주제로 정하게 된 과정이 흥미롭다.

전업작가로 나서기 전 13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제주 은갈치 조림을 팔았는데 식당에서 갈치를 계속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의 모티브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작품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내 삶을 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전칠기 공방에서 작업한 것이나 식당을 운영한 것 모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생계를 이어가려는 방편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제 삶 속에서 계속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작가 생활을 하기 위한 토대가 됐던 모든 일에서 물 흐르듯 연결고리를 찾으며 계속 작업을 해왔죠."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은 "그의 작품은 단순한 물속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연의 편안함이 그대로 묻어난 듯한 몽환적 신비함을 통해 고요한 명상의 세계와 초자연적 이미지가 일으키는 치유와 위안의 세계를 전달한다"고 평했다.

전시는 10일까지. ☎02-544-8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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