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쩡판즈(曾梵志)의 유화 '최후의 만찬'이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2천330만 달러(약 250억 원)에 낙찰돼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9백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된 폭 4미터의 이 작품은 불과 15분 만에 2천330만달러까지 오르면서 익명의 한 전화 입찰자에게 팔렸다.

2001년 작인 이 유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 작품으로, 쩡판즈는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예수와 12명의 제자를 붉은 넥타이를 맨 젊은 공산당원들로 대체했다.

소더비의 아시아 현대미술 책임자인 에블린 린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대신한 공산당원이 서방 스타일의 노란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은 중국이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린은 특히 "이 유화는 중국사회가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정치적인 개성을 많이 드러내 '3세대 아방가르드 작가'라고 불리는 쩡판즈는 일명 '가면 시리즈'로 명성을 높였으며, 뉴욕타임스가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로 소개하면서 서구 미술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 속 무표정하거나 인공적인 웃음의 가면 모습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급속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표정을 잃어버린 중국인들의 자화상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스위스의 아트콜렉터(Guy and Myriam Ullens de Schooten)가 지난 2002년 중국 베이징의 한 미술전시장에서 사들여 이번에 내놓은 것이다. 당시 구매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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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펀츠 #최후의만찬경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