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구청장이 무속 의례를 진행한 것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공직자가 무속 의례에 참여한 것이 주민에게 무속을 조장하고 종교적 중립성을 해쳤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난달 관내 진관동 금성당을 찾아 ‘금성당제’를 지낸 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지방의 관리들이 불안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무속에 의지한 행위를 지금 이 시대에 공직자가 앞장서서 거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과 함께.

한국교회언론회는 ‘당제(堂祭)로 전 세계 평화를 구하는 지자체장: 서울 은평구청장의 미신놀이가 놀랍기만 하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산골 지방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지자체장이 이런 미신놀이를 하면서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김 구청장이 참여한 ‘금성당제’는 조선시대 폐위된 단종 복원에 앞장서다 죽음을 당한 금성대군을 모시는 의례로 알려져 있다. 언론회는 이에 대해 “고려시대 금성산에서 시작해, 조선시대에 전파된 미신놀이”라고 표현했다.

김 구청장이 ‘금성당제’에 참여한 걸 놓고 지역사회에 무속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나 지역에서 이어온 민속 의례에 구청장이 참석한 것이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다. 문제는 지역에서 이어져 온 민속 의례라 하더라도 무속의 모양을 빌어 평화를 기원한 행위를 공직자의 올바른 처신으로 볼 수 있느냐는 거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구청장은 “대한민국과 은평구뿐 아니라, 전 세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는 소원을 빌었다”고 당당히 밝혔다. 평화와 평안을 기원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는 태도다.

그런데 이 말 속에서 수십만 구민을 대표하는 공직자 신분이란 자각과 상징성을 찾기 어렵다. 단순한 민속 의례 참관을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곳에서 구민의 안녕과 세계 평화를 비는 기복신앙 흉내는 내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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