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브루스 배런의 기고글인 '교회 개척 운동은 서구 교회를 다시 일깨울 수 있을까?'(Can church planting movements awaken the Western church?)을 10월 26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브루스 배런은 은사주의 운동, 지배신학(Dominion Theology), 미국의 정치 캠페인과 공공정책 등을 연구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에서 커뮤니케이션 보조 역할로 자원봉사했으며,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복음주의연맹 신학 저널의 편집총괄을 맡았다. 또한 현재는 기독교학자협회(Society of Christian Scholars)의 편집 서비스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필자가 교회 개척 운동(CPM)의 역동성을 높이 평가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운동이 지닌 급진성이다. 제자 양육 운동(DMM)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CPM은 전도와 제자 양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기존 교회의 구조와 운영 방식에 관한 익숙한 전제에 과감히 도전한다.
필자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교회가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사역을 펼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전과 희생의 요구가 약해진 신앙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아왔다.
교인들의 헌신 수준은 저마다 다르고 교회에 기대하는 바도 다양하다. 이런 상황에서 성도들을 헌신적인 제자이자 다른 사람을 양육하는 제자로 훈련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서구 사회에서는 바쁜 일상과 흩어진 생활 반경 탓에 긴밀하게 연결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기가 더욱 어렵다.
필자는 1년 전 부룬디 시비토케(Cibitoke) 전역으로 확산하던 한 교회 개척 운동을 소개한 적이 있다. 약 20명씩 모이는 가정교회들은 기쁨과 소망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공동체로 자라나고 있었다. 주민들은 작은 집들이 밀집한 지역에 살며 이동도 많지 않았다. 이러한 생활 여건은 긴밀한 관계와 상호 의존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서구 사회에서는 같은 접근법이 더 많은 장애물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서구 교회가 CPM이 강조하는 긴밀하고 지속적인 제자 양육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런던에서 활동하는 저술가이자 CPM 사역자인 에마누엘 프린츠(Emanuel Prinz)가 서브스택에 공개한 팟캐스트 대담은 흥미로웠다. 미국의 연구자이자 사역자인 로저 슐(Rodger Shull)과 나눈 대담의 주제는 ‘무엇이 서구의 운동을 가로막는가, 그럼에도 운동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였다.
서구에서도 교회 개척 운동은 가능한가
슐은 ‘운동’을 특정 지역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으로 설명한다. 비서구권에서 널리 알려진 운동들은 수백 개의 가정교회를 낳고 수천 명을 신앙으로 이끌었다.
미국에서는 하나의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1,000명이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 경우를 운동으로 본다고 그는 설명한다. 또한 미국에서 CPM과 연결된 수백 개의 가정교회 네트워크를 확인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주로 가정이나 카페에서 모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대담에서 슐은 서구에서는 CPM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반론들을 차례로 다뤘다. 그가 열매 맺기 좋은 현장으로 꼽은 곳은 대학 캠퍼스와 군부대, 교도소였다.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생활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주민 사이의 교류가 적은 지역에서는 직장이나 취미 모임을 통해 복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권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인근 피클볼 경기장에서 훨씬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핵심을 ‘BLT’로 요약했다.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Build relationships with Lots of people),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Tell them the gospel)는 뜻이다.
프린츠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더 기꺼이 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자, 슐은 개인주의적인 서구 사회에서는 외로움과 관계의 결핍도 중요한 영적 필요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의 가족은 매주 집에서 게임 모임을 열어 약 100명과 교류했고, 몇 달 뒤에는 15명 규모의 가정교회가 형성됐다고 한다.
대담을 들은 뒤 필자는 몇 가지 질문을 더 하게 됐다. 슐은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기존 교회에서도 제자 양육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
질문: DMM은 반드시 가정교회 형태로만 일어나야 하는가. 기존 교회 안에서도 이 접근법을 적용할 수 있는가.
답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T4T: Training for Trainers』는 기존 교회들을 훈련하는 데서 출발해 세계에서 가장 큰 운동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 사례를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드물다. 미국에서는 수백 개의 기존 교회가 DMM 원리를 배웠지만, 현재 나타나는 운동은 주로 가정에서 모이는 교회들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운동의 원리를 일부 도입한 기존 교회들 가운데 상당수가 초기에 뚜렷한 교인 감소를 겪었다. 목회자들은 이를 우려하며, 일부는 담임목사직을 잃을 가능성까지 걱정한다.
소비자주의에 익숙한 교회 문화도 장애물이다. 특히 서로의 삶을 나누고 말씀을 실천했는지 함께 점검하는 책임 있는 관계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가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에 관한 교회론적 차이도 있다. 운동은 모든 신자가 사역에 참여하도록 만인제사장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려 한다. 반면 미국 교회 문화에서는 목회자와 전문 사역자에게 권한과 역할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기존 교회의 목회자들이 우리의 가르침과 교회 개척 방식, 교회의 정의, 성례 집례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질문: 기존 교회가 운동의 원리를 받아들여 열매를 맺은 사례가 있는가.
답변: 훈련받은 수백 개 교회 가운데 운동의 원리를 전면적으로 도입해 제자와 공동체가 재생산되는 단계에 이른 교회를 나는 두 곳 알고 있다. 이 교회들의 목회자들은 2024년 한 팟캐스트에서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두 목회자는 모두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는 자비량 사역자였고 교회 예산도 작았다. 이러한 여건이 재정적 부담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됐다. 두 교회 모두 초기에 성도들이 떠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양육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질문: 이 접근법에 공감하면서도 기존 교회에 계속 출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는가.
답변: 우리 네트워크를 통해 회심한 사람 가운데 절반가량은 결국 기존 교회에 출석한다. 우리는 그들이 원한다면 계속 제자 양육을 이어간다. 그 교회에서 충분한 양육을 받고 있다면 더 큰 교회로 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실제로 그런 양육이 이뤄지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내 경험으로는 기존 교회로 옮긴 새신자 중 상당수가 신앙적으로 정체되는 반면, 우리 가정교회에 남은 새신자의 약 80%는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이는 내가 경험한 범위에서의 관찰이다.
기존 교회를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예배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청년이라면 더 많은 또래를 만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는 자신의 신앙과 삶을 함께 점검하는 관계를 피하려 한다. “지난주에 읽은 말씀을 어떻게 실천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기보다,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편안한 공동체를 선호하는 것이다.
질문: 가정교회에서 신자들이 직접 세례를 베푸는 방식은 목회자의 집례를 중시하는 교회들과 협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세례 집례를 모든 신자에게 개방하는 것이 운동의 필수 요소인가.
답변: 우리는 만인제사장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운동의 확산에 필수적이라고 본다. 이러한 실천을 받아들이는 교회들과 협력한다.
우리가 세우려는 것은 단순한 소그룹이 아니라 교회다. 따라서 협력하는 교회들은 세례 집례 방식도 우리 공동체의 사역적 실천으로 이해한다.
내가 경험한 전반적인 경향은 DMM 사역자들이 미국의 기존 교회 문화에 맞춰 접근법을 바꿀수록 열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이해하는 신약성경의 교회 모습에 가까워질수록 더 풍성한 열매를 경험한다.
기존 교회가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일
필자를 포함해 서구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기존 교회에 속해 있으며, 곧바로 그 교회를 떠나 교회 개척 운동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CPM이 전도와 제자 양육에 관해 던지는 도전까지 외면할 필요는 없다.
슐은 이렇게 제안했다: “지금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직접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고, 주변 사람들도 복음을 전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이 일에 반대할 목회자는 없을 것이다.”
이번 달 필자가 속한 교회는 약 200개 소그룹에 평소처럼 주일 설교를 나누는 대신, ‘영적 대화의 기술’이라는 3주 과정의 교재를 함께 공부하도록 요청했다. 교회 밖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다루는 과정이다.
필자의 소그룹에서도 이를 계기로 의미 있는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교회 지도부가 구체적인 방향과 기대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나누기 어려웠을 이야기들이다.
교회 개척 운동의 모든 방식에 동의해야만 그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교회 안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실천하며, 다른 사람을 제자로 양육하는 삶을 더 진지하게 추구할 수 있다. 필자의 교회가 시작한 작은 변화 역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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