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안에 전 국경선에서 대남 확성기를 틀겠다고 밝히자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가동을 비롯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남북이 확성기 심리전을 다시 펼칠 경우 지난해 6월 멈춘 대남·대북 방송은 1년 4개월여 만에 재개된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관계 개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1일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무장괴한들은 오늘도 적어도 두 곳에서 확성기 경고 도발방송과 경고사격을 가하며 갈개였다”며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19일에도 “8월 1일부터 10월 17일 현재까지 감행된 확성기 경고방송 도발은 무려 2870차, 경고사격은 201차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北 확성기 재개 예고에 군 맞대응 검토
[사진=뉴시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국경선 요새화 공사를 벌여왔다. 공사는 2024년 4~12월과 2025년 3~11월에 이어 올해 3월부터 다시 진행 중이며, 북한군이 MDL을 넘을 때마다 우리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요새화 작업과 관련해 조준사격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북측의 추가 도발에 단호히 맞선다는 입장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북 방송을 두고 “과연 적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으나,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에 보내는 효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대응 수단으로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전단 살포나 '자유의 소리' 라디오 재개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군사적 긴장 조성과 남남갈등 유도 목적이 섞여 있다고 짚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부장 발언을 두고 “군사분계선에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측이 먼저 가동을 예고한 배경으로 “최고존엄모독의 손실보다 굉음 소리에 의한 남남갈등의 이익이 크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 있는 것”이라면서도 “자제력을 갖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언급은 우리의 대응을 봐 가면서 대남 확성기 가동 여부를 다시 결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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