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감시 부재 지적하며 국제적 보호 심사와 송환자 안전 보장 촉구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주민 다수의 생사와 소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양국 당국에 조치를 촉구했다. 중국에는 심각한 인권 침해 위험이 있는 북한 주민의 송환을 중단하고 보호 심사를 보장할 것을, 북한에는 송환자들의 행방을 공개하고 이들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22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강제실종 실무그룹,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등이 전날인 21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 “독립적 감시 없는 상황… 송환자 보호 장치 보장되지 않아”
전문가들은 성명에서 “송환자들의 생사와 소재, 처우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북한 모두에서 독립적인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송환자 다수의 생사와 소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23년 중국 당국이 대규모 탈북민 강제송환을 재개했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에도 송환자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제북송 주민들을 둘러싼 우려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된 인권 침해 양상의 일부라는 것이다.
특히 행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송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대한 장애가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송환자들의 생사와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동안 강제실종과 자의적 구금, 처형, 고문, 강제노동, 성폭력 등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허가 없이 북한을 떠났거나 해외에서 보호를 요청한 주민들이 귀국 후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가 오랫동안 축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해 송환자들이 어디에 있으며 어떤 처우를 받는지 확인하려는 노력에는 지속적인 장애가 있다고 설명했다.
◈ 2023년 북송된 김철옥 씨 사례 거론… 현재까지 행방 불명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약 25년을 생활하다 2023년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김철옥 씨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김 씨는 송환 이후 현재까지 생사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성명은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김 씨는 1990년대 북한의 기근 당시 어린 나이에 탈북한 뒤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겪었다. 14살에는 강제 결혼을 당했으며, 이후 성폭력과 강제 임신을 경험했다.
김 씨는 중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가족을 이뤘지만 적법한 체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괴롭힘과 각종 제약에 시달렸다. 전문가들은 김 씨의 사례를 통해 중국 내 북한 주민들이 처한 취약한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2023년 4월 김 씨를 구금했고, 같은 해 10월 북한으로 강제송환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법률 대리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은 2024년 8월 채택한 의견서에서 중국과 북한에 의한 김 씨의 구금을 자의적 구금으로 판단한 바 있다.
◈ 중국에 공정한 보호 심사 요구… 북한에는 정보 공개 촉구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으로 송환된 주민들뿐 아니라 중국에서 강제송환 위험에 놓인 사람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확인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중국 당국을 향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할 실질적인 위험이 있는 북한 주민을 돌려보내지 말라고 촉구했다.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심사 절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 요구도 함께 제시했다.
북한 당국에는 송환자들의 생사와 소재를 공개하고 이들을 보호할 것을 요청했다. 행방과 처우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권 침해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여성·소녀 차별 실무그룹과 고문, 비사법적 처형, 인신매매 문제를 담당하는 특별보고관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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