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스라엘 감옥에 정식 기소나 재판 절차 없이 32개월 동안 구금됐던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이 최근 석방됐다고 8월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수감자는 구금 기간 내내 극심한 가혹 행위에 시달렸으며, 석방을 단 하루 앞두고서야 아랍어 성경 반입을 허가받는 등 심각한 종교 탄압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팔레스타인 라말라 출신의 기독교인 라미 파다옐이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행정 구금 상태로 32개월을 복역한 뒤 눈에 띄게 쇠약해진 모습으로 풀려났다. 파다옐은 석방 직후 현지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 감옥 내부의 열악한 환경을 고발했다. 그는 식량이 엄격하게 제한 배급되었고 구타가 매일같이 일어났으며, 면도날 소지조차 금지되는 등 감옥 내부의 상황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수감 중 종교적 권리를 철저히 침해당했다. 예루살렘 법률지원 및 인권센터(JLAC)의 라미 살레 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파다옐의 성경 반입과 성직자 면회를 위해 법적 대응을 진행해 왔다. 이스라엘 법원은 올해 4월 파다옐에게 성경책 제공을 허가하라고 판결했으나, 교도소 측은 두 달이 지난 6월 8일에야 그가 읽기 힘든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지급했다. 이마저도 7월 브엘세바 교도소 이감 과정에서 압수됐다.
기소 없는 행정 구금 속 성직자 면회 불허 및 종교 차별 논란
파다옐 측의 지속적인 법적 이의 제기 끝에, 그는 구금 만료로 석방되기 하루 전인 8월 19일에야 본래 원하던 아랍어 성경을 받을 수 있었다. 파다옐은 석방 직후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마태복음 4장 4절을 인용하며 옥중에서 지켜낸 굳은 신앙을 고백했다.
성경 반입 지연과 더불어 성직자 면회 역시 끝내 불허됐다. 살레 변호사는 기독교 신앙에 따라 사제로부터 성례전을 받고 최소 연 1회 고해성사를 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의 윌리엄 쇼말리 주교도 성경 전달과 수감자 방문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 의무라고 강조했으나,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은 이를 철저히 거부했다.
이스라엘 법원은 자국 법무장관에게 성경 반입과 성직자 면회를 불허한 사유를 오는 8월 29일까지 소명하라고 명령한 상태다. 살레 변호사는 법무장관실의 답변이 향후 이스라엘 감옥 내 팔레스타인 기독교인 인권 침해 소송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2023년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감옥 내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살레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모든 수감자의 종교 서적이 일제히 압수됐으나, 이슬람교의 쿠란은 이후 반환된 반면 기독교 성경은 여전히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의 명백한 종교 차별을 비판했다. 현재 구금 중인 또 다른 팔레스타인 기독교인 나엘 할라비 역시 아랍어 성경책 지급을 요구하며 예루살렘 법률지원센터를 통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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