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프리카 수단 내전의 주요 격전지인 사우스 코르도판주의 누바 산맥 일대에서 현지 무장 반군에 납치된 기독교 구호활동가가 5개월째 억류되어 있어 구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8월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수단 무장 반군에 의한 민간인 불법 구금이 장기화하면서, 현지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한 무자비한 종교 탄압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카우다 지역의 '누바 구호 재건 개발 기구' 소속 구호활동가이자 수단 성공회 교인인 나즈와 무사 콘다가 지난 4월 1일 무장 반군에 전격 납치됐다. 그는 누바 산맥에서 남수단으로 이동하던 중 수단인민해방군 북부 분파(SPLA-N) 반군에게 차량을 저지당했다. 반군 측은 그의 소지품을 수색하던 중 지역 군사 지도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개인 수첩을 문제 삼아 현장에서 강제 연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랍 이후 나즈와는 해당 지역의 수용소 최소 두 곳을 전전하며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족은 물론 변호인과의 접견이나 서신 교환이 철저히 차단돼 생사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안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가족 측은 수단 무장 반군의 불법적인 구금을 규탄하며, 지역 인권 단체와 국제사회가 즉각 개입해 석방을 도와달라고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나즈와의 친자매를 비롯한 4명의 다른 구호단체 직원이 반군에 억류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나는 일도 발생했다.
누바 산맥 일대 기독교 지도자 연쇄 납치 및 피살
CDI는 나즈와의 납치 사건은 최근 사우스 코르도판주 일대에서 급증하고 있는 기독교 기관 및 교회 대상 표적 탄압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기독교계에 따르면, 헤이반 지역 수단 그리스도 교회의 야콥 이브라힘 티아 목사와 자카리아 술리만 자나 목사 등 주요 기독교 지도자들이 지난 7월 말 잇따라 납치됐다가 며칠 뒤 풀려났다. 이들을 무력으로 억류했던 세력 역시 SPLA-N에서 이탈한 강경파 무장 반군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납치를 넘어 기독교 지도층을 향한 무자비한 인명 살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24일에는 성공회 소속 아델 이드리스 종굴 목사가 분파 반군의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앞서 6월 19일에는 카우다 지역 성 십자가 본당의 가톨릭 신부와 경비원이 같은 반군 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언론의 접근이 통제된 무장 반군 장악 지역이지만, 이러한 무력 분쟁을 피해 집을 떠난 수백 명 이상의 기독교인 여성과 노약자들이 난민으로 전락했다는 소식이 외부로 지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내전 장기화와 수단의 기독교 박해 심화
누바 산맥 지역은 오랫동안 수단 중앙 정부와 대립해 온 수단인민해방군의 주요 거점이다. 2023년 4월 발생한 수단 정부군(SAF)과 신속지원군(RSF) 간의 내전 초기에는 무력 충돌의 중심에서 빗겨나 있었으나, 이후 반군이 신속지원군과 동맹을 맺고 정부군에 대항하면서 이 지역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됐다. 양측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군과 신속지원군 양측 모두로부터 적대 세력을 지원한다는 억지 혐의를 받으며 무차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생명 위협이 일상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극에 달하고 있다. 기독교 박해 실태를 조사하는 오픈도어즈는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서 수단을 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4위로 지목했다. 수단은 지난 2019년 오마르 알 바시르 정권 붕괴 직후 이슬람 율법에 따른 배교 사형을 폐지하는 등 종교의 자유가 일부 회복되는 듯했으나,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 정권이 들어서면서 가장 억압적인 이슬람주의 통치로 회귀해 기독교 탄압이 다시 암흑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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