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년남성 강박장애의 뇌과학적 기전 규명하고 표준 치료 방법 및
전인적 회복 위한 뇌치유상담 이론에 기반한 다면적 뇌치유 프로그램 제안
강박장애로 고통받는 40~60대 한국 중년남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제뇌치유상담학회(IBPS, 회장 손매남 박사)가 8월 월례세미나에서 중년남성의 강박장애를 뇌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종합적인 뇌치유 프로그램을 다뤄 관심을 모았다.
지난 21일 온라인 줌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IBPS 회원 임장순 박사(코헨대 Ph.D)는 ‘중년기 강박장애 회복을 위한 뇌치유 연구 –한국 중년남성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임 박사는 “한국의 40~60대 중년남성은 남성 갱년기, 테스토스테론 감소, 근육량 감퇴, 우울증세 등 신체적·심리적 변화로 강박장애에 취약해지는 시기임에도, 남자다워야 한다는 유교적 가치관과 가정·직장에서의 역할 부담으로 인해 자신의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고 은폐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로 인해 한국 중년남성의 강박장애는 과소평가되거나 방치되기 쉬우며, 심각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 없애려다 불안에 갇혀”… 국내 강박장애 환자 10년 새 2배 증가
임 박사는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를 ‘원치 않는 생각이나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강박사고(Obsession)와 이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행동(Compulsion)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파괴적인 정신장애’라고 정의했다. ‘강박사고’는 오염에 대한 공포, 공격적 사고, 신체적 집착, 대칭 욕구가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강박행동’으로는 확인, 세척, 반복 등이 대표적이다.
임 박사는 “강박사고는 불안을 증가시키는 반면, 강박행동은 일시적으로 불안을 감소시키나 단기적 해결책에 불과하여 불안의 재발과 강박행동 강화의 악순환을 형성한다”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만성화되어 개인의 일상적·사회적 기능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강박장애가 실질적 장애를 유발하는 10대 질환 중 하나이며, 전 세계 유병률이 1.1~1.8%에 달하는 주요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2년 통계에서 강박장애 환자 수가 4만 5,315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 2만 4,362명 대비 약 2배 가까이 폭증했다.
◇“CSTC 회로 과활성화가 강박장애의 핵심 병태생리”
임장순 박사는 강박장애의 신경해부학적 원인으로 CSTC회로(Cortico-Striato-Thalamo-Cortical Loop, 피질-선조체-시상-피질 회로)의 과활성화를 꼽았다. 임 박사는 “안와전두피질(OFC)의 경보 발생 → 선조체(Striatum) 내 꼬리핵과 피각의 필터링 실패 → 전대상회(ACC)의 오류신호 및 공포 증폭 → 시상(Thalamus)과 피질을 거치는 의식적 지각 과정이 멈추지 않고 반복되면서 강박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신경화학적으로는 “뇌 내 세로토닌(Serotonin) 신경전달계의 불균형 및 이상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박장애의 학습이론적 요인으로는 “강박사고가 야기한 불안을 강박행동이 즉각적으로 낮춰주는 긴장감소 효과로 인해 부정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가 일어나고, 이렇게 학습된 강박행동이 강화되어 결국 고착화된다”고 말했다.
◇약물·인지행동치료 병행이 표준… 난치성은 신경외과적 치료도
임 박사는 현재 가장 검증된 표준 강박장애 치료법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ERP)의 병행을 제시했다. 임 박사는 “약물치료는 세로토닌 불균형 조절을 위해 클로미프라민, 플루옥세틴, 플루복사민, 서트랄린, 파록세틴, 시탈로프람 등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및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RI)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인지치료(CT)와 관련해서는 “①사고의 중요성에 대한 과도한 평가 ②과도한 책임감 ③완벽주의와 확실성에 대한 욕구 ④위험에 대한 과도한 평가라는 강박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4가지 주요 인지적 오류를 다뤄 부정적 자동적 사고, 인지적 오류, 역기능적 인지도식을 교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노출 및 반응방지 치료(ERP) 방법으로는 “강박사고를 유발하는 자극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후 불안을 낮추기 위한 강박행동을 제지(반응방지)함으로써, 시간이 지나며 불안감이 자연스럽게 경감되는 습관화(Habituation) 과정을 환자가 직접 체감하게 해 잘못된 뇌 회로를 재배선하도록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약물 및 행동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의 경우 전피막절제술, 뇌심부자극술(DBS),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술(rTMS),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MRgFUS) 등 신경외과적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에니어그램·인지행동치료·스트레스 관리 3대 축 뇌치유 프로그램 제안
임장순 박사는 강박장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중년남성의 전인적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뇌치유상담 이론에 기반한 다면적 뇌치유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은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검사, 인지행동치료(CBT/ERP), 스트레스 관리를 3대 핵심 축으로 삼고, 여기에 뇌 내 세로토닌 합성 촉진을 위해 L-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 및 복합 탄수화물 섭취, 영양 보충제(L-트립토판, 이노시톨, 성요한의 풀 등) 활용 등 영양요법을 병행하도록 한다.
또한 운동·음악·빛(광선) 요법, 뇌 훈련(명상 및 마인드풀니스), 탈스트레스 요법 등 신체 및 비약물적 뇌 자극 요법을 통합적으로 적용해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회복을 다각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임 박사는 “기존 약물치료 및 인지행동치료에 이 같은 뇌치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병행·실행할 경우 강박장애의 핵심 병리 영역인 전대상회(ACC)와 기저핵(Basal Ganglia) 등의 과활성화가 정상화되고,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원리에 의해 뇌의 구조적·기능적 불균형이 개선되며 건강한 신경회로의 재구성이 촉진된다”고 기대 효과를 밝혔다.
이어 “한국 중년남성 특유의 신체적·사회적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치료 후에도 안정된 뇌 기능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환자는 강박 증상에서 벗어나 삶의 주체성과 통제감을 회복하게 되고, 이는 한국 중년남성의 가정적·사회적 기능 복원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역설했다.
이날 발표 이후 세미나 참석자들은 강박장애를 뇌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한국 중년남성의 강박장애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IBPS 회원 조성연 박사(코헨대 Ph.D)는 “강박장애는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닌 ‘치료 가능한 뇌 질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체면과 강박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 고통받는 한국 중년남성들이 주저 없이 치료의 손길을 잡을 수 있도록, 의학적 개입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IBPS 회원 김신종 박사(코헨대 Ph.D)는 “강박장애는 세로토닌의 불균형으로, 마음의 안정과 편안함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안정감 있는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일상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IBPS 상임이사 이은영 박사(코헨대 Ph.D)는 “강박장애를 뇌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CSTC 회로의 조절 기능과 신경가소성을 통해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을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회로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년남성을 중심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며 “뇌과학과 상담, 뇌치유가 강박장애 회복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IBPS(International Brain Psychotherapy Society)는 미국 코헨대학교, 코헨신학대학 상담대학원 뇌치유상담학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학문적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손매남 박사(코헨대학교 국제총장, 한국상담개발원 원장)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코헨대학교 상담대학원, 코헨대학교 국제부 후원으로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온라인 줌으로 월례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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