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회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최근 5년간 목회를 그만두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회 문화와 리더십, 교역자 간 관계 등이 목회자들의 사역 지속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목회자이자 리더십 코치인 재러드 파백(Jared Fabac)의 의뢰로 실시된 ‘컬처 리서렉션 인덱스(Culture Resurrection Index·CRI)’ 조사에서 미국 목회자 1,000명을 대상으로 교회 리더십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지난 5년 동안 목회를 그만두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목회 사임을 고려한 응답자 가운데 74%는 가장 큰 원인으로 ‘교회 문화’를 꼽았다. 교회 내 리더십 문제와 직원 및 교역자 간 관계, 조직 문화의 어려움 등이 목회자들이 자신의 사역을 계속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목회자들의 리더십 교육 부족도 문제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는 어려운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77%는 교회 지도자가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확산시키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백 목사는 목회자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복잡한 조직 및 대인관계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신앙을 잃었기 때문에 사역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갈등이 있는 교역자들을 이끌고 어려운 회의를 진행하며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운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학교는 설교를 가르치지만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교계에서 목회자의 번아웃과 갈등, 정신적·신체적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발표된 바나그룹(Barna Group) 조사에서는 미국 개신교 담임목회자의 52%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 영역으로 꼽았다.
목회자들의 직업 만족도 역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목회자의 피로감은 다소 개선됐지만, 자신의 소명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목회자의 비율은 2015년 72%에서 2026년 초 52%로 감소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지난해 전직 개신교 목회자 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도 교회 내 갈등과 번아웃이 목회를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8%는 교회 내 갈등을, 16%는 번아웃을 사임 이유로 꼽았다. 가장 많은 40%는 ‘소명의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영국 성공회에서도 목회자들의 번아웃과 고립, 낮은 사기, 재정적 부담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성공회의 장기 연구인 ‘리빙 미니스트리(Living Ministry)’ 조사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성공회 성직자의 40%가 사역 과정에서 고립감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약 30%는 우울증 가능성을 나타내는 증상을 보였다.
행정 업무와 교구 재정, 교회 건물 관리 등 목회자가 감당해야 하는 다양한 책임이 번아웃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수 성직자는 자신의 사역에서 여전히 강한 소명 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가 자신의 목회를 통해 소명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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