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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Amnesty International UK)가 수십 개의 기독교 단체와 생명운동 단체, 성별 기반 권리 옹호 단체를 ‘반(反)권리(anti-rights)’ 단체로 규정한 보고서를 발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영국에서 커져가는 반권리 운동(A growing threat: the anti-rights movement in the UK)'이라는 제목의 브리핑 보고서가 “애초에 발간되지 말았어야 했으며”, 연구와 증거 검토, 편집 관리 등 내부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이번 오류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에 있다”고 인정했다.

문제가 된 보고서는 영국에서 여성과 LGBT+ 권리 보호를 후퇴시키려는 ‘반권리 운동’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117개 단체를 명단에 포함시켰다.

명단에는 영국복음주의연맹(Evangelical Alliance),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 잉글랜드·웨일스 가톨릭주교회의(Catholic Bishops' Conference of England and Wales), 기독의료인협회(Christian Medical Fellowship), 크리스천인스티튜트(The Christian Institute), 크리스천스 인 파를리먼트(Christians in Parliament), CARE, 프리미어(Premier), 태아생명보호협회(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Unborn Children), 빌리그래함전도협회 영국지부(Billy Graham Evangelistic Association UK) 등이 포함됐다.

또한 위기임신상담센터와 여성 전용 공간 보호를 주장하는 성별 기반 권리 옹호 단체들, 그리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설립한 성폭력 피해 여성 지원기관 ‘베이라스 플레이스(Beira's Place)’도 명단에 올랐다. 반면 무슬림 단체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영국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에 명단에 오른 단체들의 자선단체 지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으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여성들에게 위기임신상담센터를 안내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명단에 포함된 단체들과 여성 인권 운동가들, 특히 J.K. 롤링 등의 강한 반발을 받은 뒤 공개 48시간 만에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해당 브리핑이 통상적인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게시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현재 보고서가 발간된 경위에 대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며, 국제앰네스티는 독립적인 외부 검토도 별도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공식 사과문에서 해당 문서는 발간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인정하며, 재발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우리는 명단에 포함된 모든 단체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반권리’라는 표현으로 규정된 데 대해 제기한 우려를 인정한다”며 “분명히 말하자면 이러한 규정은 국제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해당 표현이 포함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특히 베이라스 플레이스와 다른 성별 기반 권리 옹호 단체들에 대해서는 이들을 집단적으로 '반권리' 단체로 분류해서는 안 됐다며 별도의 사과를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와 함께 과거 ‘눈덩이처럼(Like a Snowball)’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했던 또 다른 브리핑도 삭제했다. 해당 문서는 다양한 단체를 유사한 방식으로 분류하고 성별 기반 권리 옹호 입장을 ‘트랜스혐오(transphobic)’로 규정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번 사과는 명단에 포함된 11개 기독교 자선단체가 영국 자선위원회에 공개 토론에 참여할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요청한 데 뒤이어 나왔다.

이들 단체는 자선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국제앰네스티가 성격이 서로 다른 단체들을 하나로 묶어 “게으른 일반화(lazy generalisation)”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들은 “수세기 동안 민주사회의 토대를 이뤄온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 자유는 기독교 사상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고 국제 인권 체계에도 명시돼 있다”며 자신들을 ‘반권리’ 단체로 규정한 것을 강하게 반박했다.

보고서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 크리스천인스티튜트의 시아란 켈리(Ciarán Kelly) 대표는 “국제앰네스티는 양심수 보호라는 창립 정신에서 너무 멀리 벗어났다”며 “이제는 인권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개념에는 태아의 생명권, 성매매로 착취당하는 여성의 권리, 그리고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복음주의연맹의 피터 리나스(Peter Lynas) 영국 대표도 “국제앰네스티가 권리 보호보다 최신 이념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베넷(Kevin Bennett)은 “국제앰네스티는 이 보고서가 어떻게 작성되고 발간됐는지, 그리고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실제 입장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앰네스티는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보고서는 복잡하고 논쟁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해 신중하게 의견을 제시하려는 단체와 개인을 오히려 비난함으로써 설립 목적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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