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에 붙잡혀 북한으로 끌려간 뒤 수십 년간 강제노역을 했다고 주장한 국군포로 생존자들이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김형철 부장판사는 14일 고광면 씨 등 국군포로 생존자 5명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고광면(95) 씨와 김종수(95) 씨, 이선우(96) 씨, 이대봉(95) 씨, 최기호(98) 씨 등 국군포로 생존자 5명이다. 이들은 지난 3월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1인당 2100만 원씩, 총 1억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6·25 전쟁 중 포로로 붙잡힌 뒤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됐음에도 대한민국으로 송환되지 못했고, 이후 북한 지역 탄광 등에 배치돼 약 50년 동안 강제노역을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같은 청구에 대해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송환되지 못한 국군포로들
국군포로가족회에 따르면 고광면 씨는 21세 때 입대해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를 하던 중 1953년 5월 중공군에 포로로 붙잡혔고 이후 북한에 인계됐다.
고 씨는 함경북도 회령군 궁심탄광으로 이송돼 포로수용소에서 약 3년간 집단생활을 했다. 이후 1956년 6월 사회로 나온 뒤 용북탄광에 배치돼 강제노역을 했고, 2001년 11월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김종수 씨는 강원도 춘천 전투에 참가하던 중 1951년 1월 중공군 포로가 됐다. 그는 내무성 건설대에서 3년 동안 평양 수도 복구공사와 철도 복구공사 등에 동원됐으며, 1954년 5월에는 평안남도 덕천탄광에 배치돼 약 50년간 강제노역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2005년 8월 탈북했다.
이선우 씨는 중사로 강원도 김화 지역 육군 수도사단에 배속돼 방어전 일선에서 싸우다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손가락 3개를 잃는 중상을 입었고, 이후 함경북도 온성군 하면탄광에서 약 56년 동안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봉 씨와 최기호 씨 역시 북한으로 끌려간 뒤 50여 년간 탄광에서 강제노역을 하다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국군포로 손해배상 소송… 앞선 재판도 승소
이번 판결은 국군포로 생존자들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세 번째 손해배상 소송에서 나온 판단이다.
앞선 국군포로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원고들이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과 김 위원장으로부터 실제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지는 못한 상태다.
국군포로 피해자들은 북한에 억류된 채 장기간 강제노역을 당했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송환 대상에서 제외된 채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해 왔다. 특히 고령의 생존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손해배상 판결의 실효성과 피해 회복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제1차 국군포로 소송 승소 이후에는 북한의 출판물과 방송물 등 저작권을 위임받아 그 저작권료를 법원에 공탁하고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상대로 추심금 청구소송도 제기됐다. 해당 사건의 상고심은 2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환 국군포로 생존자 6명뿐… 피해 회복 과제 남아
탈북해 생환한 국군포로 80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유영복(96) 씨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은 국군포로 생존자들이 겪은 장기간의 강제노역과 미송환 피해에 대해 국내 법원이 다시 한 번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앞선 소송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배상금 집행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배상금을 현실적으로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군포로 생존자들과 가족들은 이번 판결이 북한에 의한 미송환과 강제노역 피해를 법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군포로 문제는 생존자들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피해 기록과 책임 규명, 실질적 구제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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