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추진되던 조력사망(assisted dying) 합법화 법안이 상원(House of Lords) 심의 과정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사실상 다음 회기 전까지 입법이 중단됐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상원은 ‘말기 환자 성인 임종 지원 법안(Terminally Ill Adults (End of Life) Bill)’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오는 5월 13일 예정된 국왕 연설(King’s Speech)과 의회 회기 종료(prorogation) 이전에 법안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해당 법안은 생존 가능 기간이 6개월 이하로 진단된 말기 성인 환자가 일정한 안전장치 아래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당(Labour Party) 소속 킴 리드비터(Kim Leadbeater)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민간 의원 법안은 2024년 12월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 회부된 이후 수백 건의 수정안이 제기되면서 장기간 논쟁이 이어졌다.
상원에서 법안을 대표 발의한 찰리 팔코너 경(Lord Charlie Falconer)은 절차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 법안이 내용 자체가 아니라 절차적 논쟁 때문에 좌초된 것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며 “오늘 안으로, 혹은 5월 13일 국왕 연설 전 회기 종료 이전까지 이 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법안의 어느 부분에 대해서도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하원으로 다시 돌려보낼지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독의료협회(Christian Medical Fellowship, CMF) 대변인은 이번 광범위한 토론이 해당 법안이 안전하고 실행 가능한 조력자살 제도를 마련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대변인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유사한 제안이 거부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세부 심사를 통해 이 법안이 가진 본질적인 위험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가 법안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발의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심각한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며 “법안이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조력자살 제도를 안전하고 공정하며,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중요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4월 22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다수의 하원의원들이 해당 법안의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상원의 심의가 헌정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실시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영국 국민 다수가 취약계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법안에 대해 상원이 이를 저지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CMF는 “상원이 의원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 법안을 면밀히 검토하며 헌법적 역할을 다한 것에 안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관련 위험이 지나치게 크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모든 환자들에게 양질의 완화의료와 따뜻한 돌봄이 제공될 수 있도록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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