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낙태 서비스 병원 인근에서 야외 설교를 한 혐의로 기소된 북아일랜드의 77세 목회자 재판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스트라번 출신 은퇴 목회자 클라이브 존스턴은 낙태 서비스 병원 주변 완충구역에서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률인 ‘낙태 서비스 안전 접근 구역법’ 위반 혐의로 콜레레인 치안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아일랜드 침례교회 연합회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존스턴 목사는 총 두 건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재판 심리는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전과 기록과 함께 최대 2,500파운드(약 497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를 지원하고 있는 기독교 단체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경찰과의 문제 전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설교는 2024년 7월 7일 콜레레인 코즈웨이 병원 인근 잔디밭에서 진행됐다. 해당 장소는 병원과 이중 차로 도로로 분리된 지점으로, 당시 약 10여 명이 참석해 찬송가를 부르고 목재 십자가를 세운 가운데 예배가 이뤄졌다.
존스턴 목사는 설교에서 요한복음 3장 16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법원 문서에는 설교 중 낙태를 직접 언급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낙태 관련 피켓이나 배너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검찰은 그가 병원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했으며 경찰의 이동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물리적 방해나 괴롭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해당 법은 2022년 녹색당 주도로 도입됐으며, 북아일랜드 내 병원 및 낙태 클리닉 주변 100~150m 구간을 완충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구역 내에서는 타인의 접근을 방해하거나 촬영, 영향력 행사, 괴롭힘 또는 불안과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영국 내 유사 사례와 함께 유럽 전반의 표현 제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영국에서의 침묵 기도에 대한 처벌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미·영 관계를 지탱해 온 공동 가치에서 벗어나는 우려스러운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표현의 자유 문제를 둘러싼 영국 내 사안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최근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앞서 2025년 11월에는 표현 관련 범죄로 기소된 영국인에 대한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검토하는 초기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같은 해 뮌헨 안보회의에서는 미국 부통령이 완충구역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반낙태 활동가 사례를 언급하며 유럽 내 표현의 자유 후퇴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2025년 12월 백악관은 유럽 내 표현 검열이 “문명적 정체성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같은 달 완충구역법으로 처음 기소된 사례에 대해서도 “공동 가치에서의 이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독교 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용한 일요일 병원 인근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셨다’는 복음을 전한 목회자를 기소한 것은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충격적인 시도”라며 “복음을 전하는 것은 낙태 반대 시위와 동일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이 권한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북아일랜드의 완충구역법은 2024년 9월 시행됐으며,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의 유사 법률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 법에 따른 기소 사례들은 적극적인 시위가 아닌 침묵 기도나 종교적 행위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 자유 단체와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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