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에큐메니칼 구원 이해는 전통적인 구원 이해에 비해 매우 포괄적이다. 즉 영혼 구원뿐 아니라 육신적인 구원, 개인 구원뿐 아니라 사회 구원, 그리고 인간들의 구원뿐 아니라 모든 피조세계의 구원을 말한다. 그러면 이 모든 구원 과제 중 어느 하나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을 거부한다. 그러나 구원의 여러 차원을 모두 동등한 것으로 보면, 정치적 경제적 해방을 가져다 주는 것을 모두 다 구원 사역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복음 전도 열정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능성과 연관하여 방콕 CWME에서 ‘오늘의 선교’ 개념을 책임 맡았던 토마스 위저 (Thomas Wieser)는 “어떤 종류의 정치적 운동이 참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속한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판단의 기준 없이 무조건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구원 개념을 너무 폭넓게 할 경우 모든 것이 다 구원인 것처럼 생각되어지면서 전통적으로 복음전도에 쏟아부어졌던 열정이 약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김은수는 방콕과 연관하여 “사회정의와 관련짓는 이 토론에서는 특정한 차원의 역사적 우선성에 강조를 두고 있어서 인간의 영적인 차원이 경시되고 있다” 는 지적을 하고 있다. 김은수의 지적처럼 구원의 여러 차원 중 경제, 정치, 그리고 문화적 차원을 강조하다보면 전통적으로 영적인 차원의 구원만을 강조하였을 때 보다는 영적인 차원에 적은 강조점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바삼(Rodger C. Bassham)은 방콕대회를 정리하면서 이러한 경향을 잘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해방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강조에 비하여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개인 간의 관계 개선으로 이해되는 구원은 거의 강조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방콕대회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얻을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땅 끝까지 선포하도록 하기 위하여”라는 CWME의 목표에 나타난 소망을 이루어내지 못하였다.

방콕의 구원 개념이 복음전도의 열정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이미 방콕 대회 자체에서부터 나타났다. 방콕은 사회 정의, 경제 정의, 문화 갱신 등의 용어는 많이 사용한 반면 전도에 대하여는 거의 언급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방콕 보고서에는 복음이 미치지 못한 민족과 지역에 대한 보고는 찾을 수가 없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제 3세계 개발 도상국가에서 정치적 억압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부터의 해방운동의 행동보고만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아더 글라서 (Arthur Glasser)는 방콕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는 많은 말을 한 반면 전도에 대하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심한 이중감정의 병존을 느낀다고 서술했다. 바티칸의 제롬 하버 (Jerome Haber) 신부도 “나는 [방콕에서] 믿음으로 의롭다고 말하는 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나는 영생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을 하나도 못 봤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라고 말했다. 동방정교회도 방콕이 구원의 마지막 즉 하나님 안에서의 영생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을 비판하였다. 이처럼 전통적인 구원의 핵심인 영혼구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방콕의 구원이해는 자연히 전도 열정의 약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승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