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매년 성대하게 열리던 종려주일 행사가 올해는 전면 취소되면서 지역 기독교 공동체에 깊은 아쉬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종려주일은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절기로, 북부 이라크의 기독교 마을에서는 전통적으로 수천 명의 신자들이 거리로 나와 축제를 벌여왔다. 참석자들은 종려나무 가지와 올리브 잎을 흔들고,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송하리로다, 할렐루야”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며 행진에 참여한다.
이 행사는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가 함께하는 행사로, 아이들은 환한 미소로 찬양을 부르고, 노인들은 기도하며 천천히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은 화려하고 전통적인 의상을 입고, 남성들 역시 전통 복장을 착용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같은 종려주일 행사는 올해 모두 취소됐다. 전쟁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역 내 안전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이란과 인접해 있으며, 국내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여러 민병대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민병대는 많은 기독교인이 거주하는 쿠르드 자치지역을 향해 공격을 감행해왔으며, 최대 기독교 인구가 밀집한 니네베 평원 일대에서도 일부 민병대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 기독교 공동체에 공포와 혼란,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이라크 내 주요 교단들은 모든 외부 행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마르 베네딕투스 유난 주교는 이번 결정이 “목회적 책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신자들이 신앙과 기도, 형제애의 정신으로 절기를 지내도록 권면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위해 과도한 기쁨의 표현과 축하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모든 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종려주일 예식은 교회 건물 내부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되며, 일주일 뒤 예정된 부활절 예배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현지 한 기독교 여성은 “예전처럼 기념할 수 없어 슬프고 낙담스럽다”고 심경을 전하며, 전쟁 속에서 겪는 고통과 위험을 호소했다.
한편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전 세계 교회에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전쟁의 고통이 속히 끝나기를 ▲지역에 평화가 정착되고 대화가 무력을 대신하기를 ▲신자들이 부활의 시기를 희망과 용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용기로 살아낼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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