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대 현장의 모습.
이란 반정부 시위대 현장의 모습. ©SNS

이란 전역에서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최소 376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와 사회적 불안 사태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 피해로, 국제사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권단체 집계 사망자 3766명…체포자 2만4천 명 넘어

1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 감시 단체 ‘이란 인권운동가 통신(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은 이란 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를 기존 3380명에서 3766명으로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같은 기간 체포된 시위 참가자는 2만4348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단체는 수년간 이란 내 시위 상황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왔으며, 이란 내부에 구축된 활동가 네트워크를 통해 보고된 모든 사망 사례를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계 결과는 확인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대 피해”…당국 공식 집계는 미공개

이번 사망자 수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의 혼란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란 당국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사망자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17일 연설에서 시위로 “수천 명이 숨졌다”고 언급하며, 인명 피해 발생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28일 경제 악화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 이후, 이란 최고 지도부가 피해 규모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첫 사례다.

◈이란 정부 “미국·이스라엘이 배후”…강경 입장 고수

이란 정부는 시위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 내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 국민이 겪는 고통의 원인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한 “오랜 적대 정책과 비인도적 제재”를 지목했다.

그는 또 최고지도자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이란 국가 전체를 상대로 한 전면전에 해당한다며, 외부 개입 가능성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군사적 대응 가능성” 경고…이후 일부 유화적 발언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거나, 구금된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군사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시위가 격화됐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도움이 오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경우 “그에 맞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유화적인 태도로 선회해, 이란 당국이 “800명 이상에 대한 교수형 집행을 취소했다”며 “그 결정을 매우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하메네이·트럼프 상호 비난…미·이란 갈등 한층 격화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그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그는 시위대를 미국의 “앞잡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하메네이의 약 40년에 걸친 집권을 문제 삼으며, 그를 “자기 나라를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고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이란 시위를 둘러싼 미·이란 간 외교적 긴장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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