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보도나 연구 목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북한 노동신문을 새해부터 일반 국민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19일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들이 북한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구독 제한을 풀라고 지시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도 보는 신문을 일반 국민이 못 볼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유관 기관이 즉시 회의를 열어, 그간 '특수자료'로 분류됐던 북한 노동신문을 '일반자료'로 재분류키로 결정한 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새해부터 온 국민이 일반 간행물처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됐다는 건 1970년 국정원의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따른 접근 제한이 55년 만에 풀리는 걸 의미한다. 다만 도서관 등에 비치된 종이 신문에 한정되고,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통제되는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은 계속 제한된다고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언론에선 노동신문 1년 구독료가 191만원이라는 등 흥미를 유발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1년 구독하기 위해 200만원 가까이 지불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이 신문을 우리 국민이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려져 있는 게 문제다.

​노동신문의 북한 내 가격은 약 3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돈 30원이라면 그렇게 싸냐고 반문하겠지만 북한 경제 형편을 고려하면 일반 주민이 자유롭게 구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결국 북한 주민은 못 보고 기관이나 간부급만 보는 신문을 우리 국민이 보게 됐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 조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환영하는 측은 표현의 자유 확대, 정보 접근권 보장, 그리고 국민의 판단 능력 존중을 강조한다. 여당뿐 아니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야당 인사도 “이제 우리 국민이 선전에 속을 수준은 아니다”라며 맞장구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측은 국가보안법 위반의 소지가 있음을 지적한다. 북한 선전 매체의 무비판적 유통과 향후 온라인 사이트 차단까지 해제 시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북한 발 해킹 사고가 빈번한 현실에서 북한이 이를 악용해 악성코드를 퍼뜨릴 위험이 증대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정부의 노동 신문 구독 개방조치는 우리 국민이 북한 사회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취지다.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경우 국가 안보라는 중대사와 부딪치게 된다. 국가가 국민을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란 불순한 체제가 앞으로 우리 국민의 가치 판단에까지 파고들도록 자리를 깔아줬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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