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석언약신학연구소(소장 김선경 선교사)가 1일 오전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4층 믿음홀에서 ‘2025 송년 언약세미나 및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언약신학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며 칼빈대학교에서 후학을 길러낸 故 김두석 교수의 신학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 김 교수의 제자인 유영진 교수(칼빈대학교)가 강사로 나서 ‘언약과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해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사마리아 여인의 정체성과 영생, 참된 예배라는 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마리아 여인을 ‘부정한 여인’으로 보아왔던 해석이 성경의 전체 맥락과 구약적 배경, 그리고 1세기 유대·사마리아 사회 상황을 고려했을 때 타당한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먼저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오랜 해석들을 보면, 그녀를 남편을 여러 번 바꾼 부정한 여성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기 교부였던 오리겐은 ‘다섯 남편’을 모세오경에 비유했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오감으로 은유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면서 표현화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열왕기하 17장의 이방 종교 혼합주의를 적용하여, 다섯 남편을 다섯 이방신으로 본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들은 성경 본문과 역사적 사실과 여러 면에서 충돌한다. 열왕기하에서 언급된 이방신은 다섯이 아니라 일곱이며,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 숭배였고,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개인적 과거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민족적 은유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해석은 설득력을 잃는다”고 했다.
이어 “최근 학계에서는 사마리아 여인을 ‘부당하게 이혼당한 여성’으로 해석하는 온건한 견해도 나왔다. 남편이 다섯 번이나 바뀐 이유를 그녀의 도덕성 탓이 아니라 당시의 가부장적 이혼 관행이나 사회 구조에서 찾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해석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그녀가 율법 안에서 가능한 한 성실하게 살아보려 했고, 계대결혼이나 고엘 제도와 같은 고대 근동의 복잡한 가족 제도를 배경으로 여러 차례 남편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신명기 25장의 계대결혼 규례, 레위기 25장의 기업무를 자(고엘) 제도, 루기서와 창세기 38장의 다말 이야기는 이러한 점을 이해하게 한다. 그녀의 과거는 단순한 도덕적 타락의 결과가 아니라, 그 시대의 가족 제도 속에서 발생한 비극적 역사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생’과 ‘참된 예배’의 주제로 넘어가면, 예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씀하신 ‘생수’는 단순히 마시는 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은혜를 의미한다. 이것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영적 생명이며, 예수는 그녀의 과거를 드러내셨지만 정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참된 예배자가 되도록 초청했고,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는 장소가 아닌 ‘영과 진리’에서 드리는 예배임을 선포했다. 이 점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부정한 여인’이라기보다, 예수께서 복음을 드러내신 소중한 신앙의 대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유 교수는 “결론적으로 사마리아 여인의 정체성은 단순한 도덕적 평가만으로 규정할 수 없다. 그녀는 복잡한 삶의 역사 속에서 예수를 만났고, 그 만남을 통해 공동체의 복음 전달자로 변화되었다. 그녀가 받은 생수는 개인적 구원에서 그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예수를 믿도록 이끄는 증언의 삶으로 이어졌다. 오늘 우리 또한 과거의 상처나 실패로 자신을 규정할 필요가 없으며,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주시는 영생과 진정한 예배자로 서라는 하나님의 초대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이다”고 했다.
이어 이판국 목사(국제헤세드선교회 이사)가 축사를 전했다. 그는 “저는 평생을 목회자로 살기보다는 대학에서 지식재산 분야를 연구하며 학생들과 호흡해 온 경험을 갖고 있지만, 늦깎이로 목회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늘 인도해 주신 것을 체험하며 살아왔다.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회의 작은 배려와 사랑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 신앙을 갖게 되었고, 이후 안정된 직장과 연구자로서의 삶을 거쳐, 창업과 지식재산을 통한 사회 기여의 길도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50대 이후에는 신학 공부와 목회 활동에 헌신하며, 군선교와 시니어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공동체를 섬기고, 하나님의 일을 실천해왔다. 삶의 여러 위기와 건강 문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회복과 축복의 길을 열어 주셨으며, 이러한 경험이 오늘의 사역과 공동체 섬김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우리의 사역과 노력들이 더 큰 열매를 맺고 많은 사람에게 힘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후원과 기도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이어 김두석 박사 유작, 모든 저서 및 논문집 영어 및 불어 번역본 전자출판 기념회, 가나, 토고 언약신학교 설립 기념회, 김두석 박사 종이책 및 선물증정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판국 목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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