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김석태 100수
(맨 왼쪽에서 3번째부터) 김석태 사관과 그의 배우자 임정선 사관. 맨 왼쪽에서 2번째는 앤서니 코터릴 사관. ©노형구 기자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는 30일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채플실에서 ‘김석태 사관 100수 기념 학술회·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김석태 사관은 1926년 평안남도 영원군에서 태어나 이후 포로수용소 생활 등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생존해 ‘살려주신 생명을 주님께 드리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이후 1956년 구세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957년 사관으로 임관했고, 이후 35년간 구세군사관학교 교관과 교장, 지방장관, 전장 서기관, 서기관장, 사령관의 직책을 역임하며 교육과 행정, 전도와 구령의 현장에서 일생을 헌신했다. 은퇴 이후 거리 전도와 말씀 연구를 이어가며, 100세를 넘긴 지금도 한 세기를 빛낸 복음의 증인으로 우리 곁에 서 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 김석태 사관은 “마틴 루터는 전쟁 중 꼭 가져갈 책으로 로마서와 요한복음서를 꼽았다”며 “저의 경우 요한복음을 가져갈 것이다. 요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는 여호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등 자신을 직접 증언하신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 학술대회는 많은 시사점을 줬고, 사관 여러분들은 많이 듣고 배워 장래 구세군의 학문적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석태 사관의 배우자 임정선 사관은 “원래 독신 사관으로 활동하려 했으나 구세군 사역 동선이 자주 겹쳤던 김석태 사관과 결국 50세에 결혼하게 됐다”며 “김석태 사관과 결혼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축사한 앤서니 코터릴 사관은 “저는 젊은 시절 김석태 사관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며 “김석태 사관은 청소년이었던 당시 제게 한 성경 말씀을 알려주셨고, 그것에 감화를 받고 저도 사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100세를 맞이한 김석태 사관에게 사랑과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구세군 김석태 100수
©노형구 기자

앞서 이날 학술대회에서 먼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구원과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참령 양윤석 사관(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교수)은 “김석태는 한국전쟁 중 인민군 포로로 붙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 생활 동안 자신의 무기력과 전적 부패를 깨닫고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구원에 있어 전적 은혜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며 “율법의 문자적 조항의 준수보다 율법의 실체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의 실천과 자유를 누림이 신앙의 본질임을 확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의 인생을 반영하듯 김석태 신학에서 구원의 길은 인간의 의가 아닌 ‘하나님의 의’를 강조한다”며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수훈(마5-7장)을 더 높은 차원의 율법적 요구가 아닌 오히려 율법의 근본정신을 드러내어 인간의 전적 무능을 폭로하고 복음으로 인도하는 통로로 해석한다”고 했다.

이어 “산상수훈을 인간의 윤리적 행위를 강화하는 새로운 율법으로 간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는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기준에 도달할 수 없는 철저한 죄인임을 깨닫게 하는 ‘엑스레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통찰한다”며 “‘엑스레이’는 병의 위치를 정확히 보여주지만 스스로 병을 고치지는 못하는 것처럼 율법은 우리를 죄인으로 규정하고 우리를 죄에서 구원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추구했던 의는 ‘자기 의’였으며, 이는 인간의 노력의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며 “예수께서 제시하신 ‘더 나은 의’는 율법준수가 아닌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간이 스스로 이룰 수 없는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적 사역을 통해 성취된다고 말한다”며 “예수의 전 생애는 인류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의를 온전히 이루는 과정이었으며 십자가는 그 순종의 정점이었다. 우리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를 받아들임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자에게는 새로운 삶의 표준이 주어지며, 이는 ‘너희 아버지의 자비하심 같이 너희도 자비하라’(눅 6장 36절)는 말씀처럼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자비의 실천으로, 이는 인간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 거하며 성령의 도우심을 받을 때만 가능하다”며 “이러한 가르침은 개인과 사회적 성화를 강조하는 구세군의 핵심 교리인 ‘성결’과 깊은 친화성을 지닌다”고 했다.

구세군 김석태 100수
(맨 왼쪽부터) 양윤석 김종선 김준철 사관©노형구 기자

김종선 사관(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객원교수)은 ‘요한복음의 신학의 관점에서’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요한복음에서 새 계명은 공동체의 보이는 정체성(요 13:34-35)”이라며 “김석태는 성결을 사랑의 가시성으로 증명한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관계적 의무이며, 세족의 형식(요13:1-15)으로 낮아짐·돌봄임을 요청한다”고 했다.

김 사관은 “김석태의 성결은 개인 경건에 머물지 않고, 도시 빈곤, 낙인, 전쟁과 포로수용소의 상흔을 통과한 그의 서사는 성결을 공공적 사랑으로 끌어낸다”며 “그의 성결론은 ‘도덕적 엄격함’이 아니라 ‘관계의 충성’이고, ‘개인의 완결’이 아니라 ‘공동체의 증언’이며, ‘안전한 안쪽의 정결’이 아니라 ‘세상 속 파송의 거룩’이다. 바로 여기에 구세군 성결론의 핵심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는 “김석태의 성례와 성결은 각각 삶의 성례성으로 드러나는 은총이자 진리로 봉헌돼 이웃을 향해 책임지는 공적 거룩”이라며 “말씀을 기억하는 교회, 말씀 안에 거하는 공동체, 사랑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형제자매, 그리고 복음을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성도로 사는 것, 이것이 김석태가 구세군과 한국 교회에 남긴 지향점”이라고 했다.

부정령 김준철 사관(구세군사관학교 14·19대 교장)은 ‘성결과 헌신의 영성’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김석태 사관님은 1991년 은퇴 이후 가로전도용 스피커를 구입해 매주 수요일이면 길거리에서 전도를 실시했고, 이후 과천승리요양원에 거주하시면서는 관악산 등산길 입구에서 10년 동안 가로전도를 지속하셨다”며 “이는 구세군 창립자 윌리엄 부스 대장의 ‘악한 자를 찾아가라’는 말씀에 힘입어 거리 전도사역을 실시하신 것”이라고 했다.

김 사관은 “그는 일평생 동안 갚을 길 없는 하나님과 구세군의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해 가로전도를 통해 영혼구원의 운동을 전개하므로 사랑의 빚을 갚았던 것”이라며 다니엘 12:3과 로마서 13:8을 인용했다.

구세군 김석태 100수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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