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돌 맞아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개최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참석자 단체 기념 사진. ©장요한 기자

이승만하와이한인독립교회(서울)보존추진단(단장 최은경 목사)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광복80돌 서울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어디까지 왔나? <정전협정 담화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인왕산하와이환희교회, 고려대 4.18우남포럼, 아트플렛폼이 공동 주최했다.

행사는 1부 순서로 식전 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박준영 목사(AG지구촌교회 예배총괄)의 개회 선언과 사회, 국민의례, 최은경 목사의 개회사, 김준성 목사(과학원교회 담임)의 기도, 이혜경 국민대 명예교수의 강연, 그리고 소프라노 정자영의 특송으로 진행됐다.

광복 80돌 맞아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개최
최은경 목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최은경 단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 체결 즈음 발표한 담화문에는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깊은 기도가 담겨 있다”며 “그 기도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 인왕산 자락에 1958년 세워진 하와이한인기독교독립교회는 단순한 예배당이 아닌, 민족의 아픔과 희망이 서린 공간”이라고 했다.

또한 “하와이 한인사회와 기독교는 초기 이민 시절부터 민족자치와 독립운동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의 하와이한인기독교독립교회는 하와이에서 시작된 신앙과 민족운동의 정신이 뿌리내린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최옥형 권사(하와이한인기독교회, 하와이한인회 이민역사관 분과위원장)는 인사말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하와이 동포들의 뜻에 따라 설립한 이 교회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역사적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교회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믿음의 유산이며, 하와이 한인기독교인들의 헌신이 담긴 상징적인 장소”라고 했다.

◇ ‘1919 필라델피아 한인자유대회’의 의미 조명

광복 80돌 맞아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개최
이혜경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이어서 ‘1919년 필라델피아 제1차 한인자유대회와 하와이 한인사회’라는 주제로 이혜경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 교수는 고(故) 유영익 교수의 연구를 인용하며 “필라델피아 한인자유대회는 한국이 독립하면 세울 국가의 구체적 비전을 영어로 세계와 공유한 역사적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재필과 이승만이 대회를 통해 추구한 목적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3.1운동을 통한 독립 의지의 전 세계 알림, ▲국내외 독립운동에 대한 가치 선언, ▲파리강화회의를 통한 독립 승인 요청,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 구호 호소, ▲공화정체의 선포, ▲독립 한국이 미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 천명 등이 그것이다.

이 교수는 “그와 함께 제1차 한인대회를 문화적으로 부각한 사례는 2022년 3월 필자가 회의록 전체를 축약해서 다큐멘터리음악극 ‘1919 필라델피아’로 공연한 것”이라며 “이 작품은 총 4차례에 거쳐 공연되어 약 2만명의 관객이 보았는데, 대한민국의 뿌리를 기독교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로 제시한 선현들의 구상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학계와 교계, 언론계의 관심을 끌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고 했다.

◇ “인왕산 하와이한인교회 보존은 오늘의 과제이자 역사적 소명”

광복 80돌 맞아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개최
정자영 소프라노가 특송을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그는 “현재 폐허처럼 남아있는 서울 인왕산 하와이한인교회의 모습과 흩어진 기록들은 우리나라의 독립과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에서 그 동지적 관계가 어떻게 실제로 이어졌는지를 증거하는 소중한 자료이면서 우리에게 이 시대 반드시 회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 동안 최은경 목사와 보존추진위원단이 중심이 되어 교회의 물리적 형상을 보존하고 교회와 인근 지역에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을 복구하려 기울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그 과정은 현재 남아있는 그루터기 속 역사의 뿌리를 캐내어 대한민국의 건국과 한반도의 온전한 화합을 꿈꾸었던 나라밖 한인 디아스포라의 염원과 헌신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 이 시대 우리의 책무이자 소명”이라고 전했다.

광복 80돌 맞아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보존 학술세미나 개최
김정우 KBS 성우가 정전협정 담화문을 낭독했다. ©장요한 기자

다음 2부 순서에선 김정우 KBS 성우의 정전협정담화문 낭독, 최은경 목사의 강연 및 현황보고 순서가 진행됐다.

최은경 목사는 ‘인왕산 하와이한인독립교회 교회사적 의의와 현황보고’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 목사는 “1958년 5월 1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자락에 문을 연 ‘하와이한인기독교독립교회’는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대한민국의 독립운동 역사와 신앙이 깃든 상징적 장소로 평가된다”며 “이 교회는 1945년 광복 직후, 하와이에서 귀국한 독립지사들과 동포들이 해방촌을 이루며 천막으로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이들은 교회의 이름을 ‘하와이한인기독교독립교회’로 정하며, 민족 정체성과 기독교 신앙을 계승하고자 했다”고 했다.

◇ 이승만과 하와이 한인사회의 연결고리

이어 “이 교회의 뿌리는 1918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한인 이민자들의 처절한 삶을 목격한 이승만 박사의 결단에서 비롯됐다”며 “그는 미국 감리교단을 탈퇴하고 민족 자치 교회를 표방한 ‘한인기독교회’를 설립했으며, 동시에 민족 정체성 교육을 위한 ‘한인남녀기숙학원’도 함께 세웠다. 이는 ‘대한동지회’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신앙과 민족교육, 공동체 정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지향했다”고 했다.

더불어 “이승만 박사는 하와이 각 섬에 ‘한인기독교회’라는 이름으로 여러 교회를 설립했고, 동지회 활동을 함께한 이종관 목사를 초대 목사로 내정함으로써 이민 공동체의 구심점을 형성했다”며 “광복 후 귀국한 이들 중 많은 이는 고향을 밟지 못했지만, 경무대(현 청와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인왕산 자락에 정착하며 공동체를 이뤘고, 그 중심에 바로 이 교회를 세웠다”고 했다.

◇ 군 공병단의 손으로 지어진 신앙의 요람

그리고 최 목사는 “1954년, 이종관 목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교회당 건립 논의가 시작되었고, 1958년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육군 공병단이 직접 현재의 교회당을 건립했다”며 “이는 단순한 예배당을 넘어, 미주 독립지사들의 헌신과 신앙, 민족적 염원이 응집된 상징적 건축물로 기능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건립된 지 67년이 지난 현재에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50년 이상이 지나면 사적지 지정이 가능한 조건에 따라 보존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보존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

최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10일 이후, 이 교회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며 “최재형 국회의원(종로구), 정문헌 종로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민식 보훈처장(현 보훈부 장관) 등 관련 인사들과 교회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협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교회의 역사성과 보존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했다.

더불어 “이 같은 노력으로 교회가 보존 가치가 있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아직도 철거나 용도 변경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 교회의 변화와 역사적 굴곡

최 목사는 “교회의 역사에는 격변의 시대적 흐름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60년 4.19 혁명 직후, 교회를 지키려던 장로들이 옥고를 치른 사실은 당시 정치적 격변이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며 “이후 1964년, 문익환 목사의 부친인 문재린 목사가 교회를 진보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로 편입시키고 교회 명칭을 ‘서울교회’로 변경했다. 이후 이 교회는 구로동, 성수동 등 노동 현장의 교육과 사회운동을 이끄는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2019년 5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에 의해 교회는 92억 3천만 원에 서울시에 매각되었고, 박 시장 사망 이후 한동안 비어 있다가 2022년부터는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숲속주민힐링센터’라는 이름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했다.

◇ 시민의 손으로 지켜낸 유산

이어 “이에 반발한 시민들과 관계자들은 ‘교회보존추진단’을 조직해 지금까지 세 차례의 철거 위기를 넘기며 교회를 지켜내고 있다”며 “이들은 단순한 건축물 보존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상징이자 신앙의 정수가 깃든 이 공간을 ‘하와이기독독립기념관’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또한 “교회는 현재 ‘자유’를 핵심 가치로 삼는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되새기는 민족 교회로 거듭나고자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교회 명칭을 ‘인왕산하와이환희교회’로 재정립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교회는 단순한 예배당이 아닌, 한 세기 가까이 이어져온 민족의 역사와 신앙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며 “미래 세대에게 반드시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 “광복 80년, 민족 화해의 책임은 우리에게”

최 목사는 “온전한 치유, 민족적 화해와 화합을 위한 막중한 과제는 화해자로 부름 받은 우리 크리스천에게 남겨져 있다”며 “광복 80년을 맞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무엇을 붙잡고 나아갈지를 깊이 성찰해야 할 때”라며 “이는 한국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했다.

특별히 “무엇보다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하와이 기독 역사와 독립교회라는 것에 주목하면서 다시 맥박이 뛰게 하고 달려 나가 대를 이어 호흡하도록 해야 한다”며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 그 기독 신앙을 근복으로 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확립을 위한 민족교회와 교육의장으로 설립되었던 교회당이 사적지가 되고 그 정신은 진정한 교회가 되어 다시 뛰도록 함께 출발선에 서야 된다”고 했다.

한편, 행사는 찬송가 582장 ‘어둔 밤 마음에 잠겨’를 다 함께 찬양하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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