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23일(현지 시간) 카타르에 위치한 알우데이드 미군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예상된 약한 반응"이라고 평가하며 확전 자제를 시사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틀 전 자국 내 핵시설 세 곳을 타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지만,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 측에 공격 사실을 통보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카타르에 있는 알우데이드 미군기지를 겨냥해 복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우데이드는 미 중부사령부 전진기지로, 약 1만 명의 병력과 핵심 군사 인프라가 배치된 중동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다. 이슬람 타스님 통신은 이란의 이번 공격이 미국의 핵시설 타격에 대한 정당한 보복이라고 보도했으며, 알자지라와 로이터 등 외신은 카타르 도하 상공에서 폭발음과 화염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미국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방향으로 최소 10발, 이라크 방향으로도 최소 1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미국 당국이 해당 미사일들의 궤적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으며, 백악관 고위 관계자 역시 알우데이드 기지를 향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소식을 접한 직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이 예상대로 매우 약하게 반응했다"며 "총 14발 중 13발은 요격됐고, 나머지 1발은 위협이 되지 않아 그냥 두었다. 미국인과 카타르인 모두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이란이 분노를 표출했지만, 공격 시간을 미리 알려준 덕분에 피해가 없었다는 점에 감사한다"며 "이제는 중동의 평화와 조화를 위한 길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으며, 카타르 국왕에게도 지역 평화를 위한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군사적 보복 대신 신중한 대응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타격한 이란의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됐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며 군사적 우위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일부 언론이 공격 효과를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사태가 평화적으로 봉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제는 평화의 시간이다. 전 세계에 축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미국 측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로이터는 이란이 두 개의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카타르에 미리 공격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에도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하자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격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사전에 공격 사실을 통보해 실질적 피해를 최소화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하며 본격적 충돌을 피하려는 전략이 반복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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