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의 꿈에서 새 생명의 탄생으로
보리, 생명을 꿈꾸며 노래하다
어두운 세상에서 밝은 빛과 생명을 찾아보자

최선 박사
최선 박사

서울에서 부산방향으로 가다보면 천안고속도로 옆 벌명당산(257M)과 왕자산(341M)자락에 백석대학교가 있다. 천안 IC에서 안서천을 따라 가다보면 천호지와 문암저수지가 자리하고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도 볼 수 있다. 캠퍼스 창조관에는 보리생명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천안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꼭 보아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보리생명미술관은 보리 작가로 널리 알려진 송계 박영대 화가의 기증으로 설립되었다. 보리의 소중한 생명성을 모티브로 생명의 씨앗의 상징성을 담아낸 작품의 주제와 사람을 변화시키는 영적 생명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백석학원의 설립 취지를 바탕으로 보리생명미술관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요한복음 1장 4절의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는 말씀 따라 생명을 주제로 하는 미술관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정서에 유익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의 초기작품에는 보리를 통해 애틋한 삶의 정서와 향수를 담았다. 외형적 형태에 비중을 둔 보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1980년대 맷방석과 보리알, 나무, 숲의 이미지를 화면 안에 등장 시키며 반추상 형식의 필치를 구사하였다. 자유로운 필선과 자연스러운 먹물의 번짐을 통하여 숲이나 나무들이 지닌 강한 서정성을 표현하고 있다.

박영대 화가의 작품 속 보리알은 생명의 씨앗이며 상징체이다. 그의 작품 <생명의 씨앗>들은 생명체를 품은 소중한 씨앗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아울러 <생명과 리듬>이미지들은 소용돌이 형태로 변주되어 약동하는 듯하다. 작가는 끊임없이 율동하고 움직이는 생명의 속성을 온몸과 마음을 다해 표현하고자 했다.

2000년 이후 작품은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시작되었는데 기존 작품에서 보인 구상적 형상은 사라지고 대상을 마주하는 작가의 심상적 해석을 시각화하였다. 작가의 기억 속에 잠재된 보리나, 고향의 향취에 대한 의미를 바탕으로 추상이라는 새로운 조형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시각적 해석에서 정신적 소산으로 이어지고 완전한 자신의 세계를 유희하고 있는 것이다.

태소는 보리를 잇는 그대로 표현하는 극사실화에서 출발해서 보리의 원형만 남고 외형은 해체되고 다시 융합하여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이른 추상 보리이다. 태소 시리즈는 생명의 보리 씨앗이 흙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그 속에 모든 생명의 원형이 압축, 집약되어 상징화된 작품이다. 한지를 여러 번 구김으로써 화면의 질감이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화면의 뒤에 채색을 해서 은근히 번져 나옴으로써 신비한 색채감을 배가시키는 기법을 활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화업의 결실이 녹아 있는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보리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어 있다. 작품을 감상하며 보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정취를 느껴보길 바란다.

생명을 꿈꾸고 생명이 움트는 곳, 새 생명을 품는 보리생명미술관을 찾아 보리의 꿈에서 새 생명의 탄생을 예술적으로 조명하고 인간의 내면에 흐르는 신비한 생명력의 힘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잠시 마음의 짐들을 내려 놓고 지인들과 함께 동행 하는 것을 추천한다.

힘들고 지친 삶의 자리를 뒤로하고 어두운 세상에서 밝은 빛과 생명을 찾아보는 여유를 갖는 시간도 종종 필요하다. 가슴 속에 담아놓은 옛 생각들을 꺼내어 오늘과 내일의 삶에서 보리의 꿈을 찾아 소중한 생명을 잇고 움트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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