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서 모르시 지지자들과 시위 진압대가 대치하고 있다. 지속되는 정국 혼란은 교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집트에서 교회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급증하면서, 현지 콥틱교회가 1600년만에 처음으로 예배를 취소하는 아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이 지역 언론인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집트 중남부 지역인 민야(Minya) 주의 콥틱교회들이 지난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못했으며, 이는 1600년 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야 주 델가(Delga)에 위치한 성모마리아교회와 수도원의 셀웨인즈 로프티 주교는 현지 언론을 통해 예배를 취소해야 했던 사실을 밝혔다.

그는 "모하메드 모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수도원에 속한 교회 건물 세 채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수도원 한 쪽 벽에 '이를 순교자의 모스크에 바친다'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는 콥틱교회뿐 아니라 복음주의 교회 등 타 교파의 교회들도 기도 모임 등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교파인 콥트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교파이기도 하며, 9천만 이집트 전체 인구 중 10%를 차지한다. 사회적 소수로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아 왔으나,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축출 이후 이어진 정국 혼란 속에서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콥틱교회에 대한 사회제도적 차별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은 이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나, 최근의 급격한 박해 증가는 주로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모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것이다. 이슬람 강경주의적 정책을 펼치던 모르시 정권에 교회가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비친 데 따른 보복성 공격이다.

특히 지난 14일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교회와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분풀이가 잇따라 현재까지 70여 교회가 불에 탔으며, 2명의 교인들이 무고한 목숨을 잃었다.

계속되는 폭력에도 불구하고 콥틱교회는 이집트의 새로운 정치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한 성명에서 콥틱교회 수장인 타와드로스 2세는 "우리는 무장한 폭력 집단과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싸우는 군부와 경찰의 편에 서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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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콥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