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기독교인 여성 수잔이 밭에 나가던 중 머리에 총을 쏘고 그녀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력을 빼앗았다. 이 사건은 지난 수년 간 나이지리아의 신앙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폭력의 전형적인 사례다.
최근 발표된 ‘2025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 레드 리스트’(Global Christian Relief Red List)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1월 사이 1만여명의 나이지리아 기독교인(9천8백14명)이 보코하람을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레드 리스트’의 데이터는 전 세계 기독교 박해를 감시하는 미국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CR)가 관리하는 폭력 사건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져왔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수잔의 사연에는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을 위한 기도문이 포함됐다. 옹호자들은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인종 간 폭력 및 범죄로 얼룩진 이 나라에서 수년간 집단 학살이라는 폭력에 직면해 왔다고 경고했다.
수잔은 GCR과 함께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자신의 가족을 공격한 보코하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남편의 눈에 의지해야 하는 이 기독교인 여성은 자신을 공격한 보코하람 무장단체가 언젠가는 예수를 받아들이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GCR 기도문은 “하나님, 우리의 마음은 무의미하게 살해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에게로 향합니다. 수잔과 같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을 해로부터 보호해 주시고 그들의 상실을 위로해 주소서”라고 했다.
기도문은 “나이지리아 정치인들이 종교적 극단주의로부터 신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제정하도록 해주옵소서, 유혈 사태를 멈추고 이 땅에 평화를 가져다 주옵소서”라고 마무리됐다.
앞서 GCR은 2024년 4월 수잔의 증언을 소개했다. 레드 리스트 보고서에서 언급됐듯이, 극단주의 단체의 행동으로 인해 아버지와 시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잔은 공격자들을 용서했다.
GCR은 레드 리스트에 대해 “전 세계적인 기독교 박해의 최고 범죄자들을 폭로하는 최초의 정량화되고 검증 가능한 인덱스”라고 주장했다. GCR은 살인, 건물 공격, 체포, 이주, 납치 및 폭행을 포함한 여러 범주에 걸쳐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25개국에 주목했다. GCR은 보고서의 첫 번째와 마지막 범주에서 나이지리아를 1위로 선정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살인은 북부 ‘샤리아’ 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이곳의 기독교인들은 종종 반건조 지대의 외딴 마을에 살고 있어 특히 공격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극단주의자들을 소탕할 것이라고 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암울한 통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고 했다.
보코하람 외에도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은 무장한 풀라니 목동들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의 표적이 되고 있다. 폭력 집단은 기독교인을 학살할 뿐만 아니라 신앙인들을 납치해 공포와 불안을 더욱 조성한다.
나이지리아는 GCR 목록에서 납치 및 폭행 사건 1위를 차지했으며, 2022년 11월부터 2024년까지의 보고 기간 동안 9천3백11건이 발생했다. 납치는 종종 몸값 요구로 이어지며, 이들은 기독교 공동체의 부를 빼돌려 조직범죄, 비국가적 민병대 및 테러 조직에 자금을 지원한다.
교회 지도자와 목사는 교회가 석방을 위해 많은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표적이 된다. 젊은 여성은 또 다른 납치 대상인데, 많은 여성을 지하디스트들의 신부로 삼기 위해 납치된다.
GCR은 몸값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 희생자를 납치하는 관행을 ‘끔찍한 산업’이라고 언급하며 보고서 결과를 “기독교 공동체에서 돈과 여성을 빼돌리기 위해 고안된 명확하고 체계적인 공격”의 증거로 인용했다.
납치 사건 수에 있어서 나이지리아는 멕시코와 아이티 등 목록에 있는 다른 국가들보다 ‘수천 건’이 더 많았다.
GCR의 보고 기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은 기독교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살해당한 나라로 390명이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이슬람 무장단체인 연합민주군(Allied Democratic Forces)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키부 주에서 발생했다.
이슬람국가(IS)의 부상에 직면한 모잠비크에서는 262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최소 181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으며, 이슬람 무장세력이 지배하는 지역에서 개종자들이 종종 폭력에 직면한다. 러시아는 기독교인 사망자 164명으로 5위를 차지했으며, 대부분은 무슬림이 다수인 다게스탄에서 발생했다. 현지 무슬림 무장 세력은 전쟁을 벌이고 종교 유적지를 공격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힌두 민족주의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인도는 보고 기간 동안 기독교 재산에 대한 공격 건수가 4천9백49건으로 선두를 달렸다. 모잠비크에서는 이슬람국가(IS) 모잠비크에 의해 최소 1천6백채의 주택이 파괴되었으며, 이 단체는 3주 동안 18개의 교회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내전 속에서 미얀마는 기독교 재산에 대한 공격에서 3위(1천4백90건)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는 1천2백건 이상의 기록된 사건으로 4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침공 속에서 교회에 대한 공격이 가장 많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기독교인 다수인 마을에 공격을 집중하면서 기독교 재산에 대한 폭력 사건이 488건 이상 발생했다.
중국은 보고 기간 동안 1천5백59명의 기독교인 체포로 선두를 달렸다. 에리트레아에서는 475명 이상이 체포당하면서 2위를 차지했고, 니카라과에서는 최소 226명이 체포돼 3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224명의 체포로 4위를 차지했으며, 대부분이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체포됐다. 북한은 208명의 체포가 확인되었지만, 보고서는 이 총계가 전체 총계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가 기록된 납치 및 폭행 사건 9천3백11건으로 선두를 달린 반면, 멕시코는 무법 지역에서 확인된 기독교인 실종 사건 138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조직범죄와 갱단이 증가하고 있는 아이티는 버스 납치와 교구 혹은 집에서 목사를 납치하는 사건을 포함하여 101건의 사건이 보고됐다. 카메룬은 83건의 사건이 발생했으며,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15명이 납치되어 몸값을 요구받은 사건도 있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2014년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힌두 민족주의, 권위주의 정권, 정부 부패를 포함한 다양한 영향으로 인해 기독교 박해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브라이언 오름 GCR 최고 경영자는 “우리는 이러한 고위험 지역의 현장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폭력적인 박해를 받는 기독교인들에게 긴급 지원, 안전 주택, 트라우마 상담을 제공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나이지리아, 중국, 인도와 같은 곳에서의 극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지역사회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계속 보고 있다. 가장 어두운 상황에서도 교회는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강해지고 있다. 수백만 명이 직면한 위험을 알면서도 예수님을 따르기로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GCR 보고서는 전 세계 기독교 박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단체는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에 나이지리아를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하도록 권고했다.
나이지리아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 지정을 유지했으나 2021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해제했다. GCR은 “이러한 지정과 관련하여 미국은 기독교인 대량 학살을 허용한 나이지리아 관료에 대해 표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