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초조하게 봄을 기다리는데 봄이 아주 더디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사월인데도, 산수유 꽃망울이 터질 듯 봄이 오는가 했는데 다시 눈발이 날리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물러가는 겨울이 못내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늦장을 부리는 겨울이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절대로 겨울이 봄을 막을 수 없습니다. 꽃샘추위가 피어나는 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미 숨죽인 새싹들이 화려하게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찬란한 부활의 아침을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인내와 희생과 아픔으로 주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시간이 아니라 생명을 만드는 시간, 부활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빛 가운데 있어 어두움과 싸움이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캄캄한 어둠도 빛 앞에서는 금방 사라지고 빛이 비치면 어두움은 깨끗이 물러갑니다. 빛 가운데 있게 하옵소서. 어둠과의 싸움은 이미 이겨놓은 싸움입니다. 승리가 보장되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세상은 어둠의 일로 뒤덮여 있어도 우리는 어둠의 장막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게 하옵소서. 밤 같은 세상에서도 낮과 같이 단정히 행하고 육신의 일만 위하는 세상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게 하옵소서. “싸움은 모두 끝나고 생명의 승리 얻었네. 개선가 높이 부르세. 할렐루야.” 아무리 겨울이 심술을 부려도 다가오는 새봄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고, 어둠이 지나야 아침이 오고, 고난의 언덕을 넘어 죽음의 터널을 통과한 뒤에 부활을 맞도록 세상을 섭리하셨습니다. 생명의 신비입니다. 죽음에서 풍성해지고 썩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경건과 절제로 저 자신을 세우고 싶습니다. 조용히 고난의 터널을 묵묵히 걸어온 사람들이 생명의 찬란한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죽음이 득실거리고 불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우리가 빛의 갑옷을 입고 싸워야 할 싸움입니다.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롬13:12) 빛과 어두움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롭게 주어진 시간을 더욱 뜻깊게 준비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6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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