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이 자리를 가득 채운 7천여 성도들의 뜨거운 기도 함성에 파묻혔다. 한국교회 다음세대지킴이연합이 ‘다음세대를 이음세대로’를 주제로 개최한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현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 기도회는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기독교 인구 급감과 교회학교 추락, 동성애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전반에 닥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나라와 교회에 동시에 닥친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안이 연합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데 달렸다는 간절한 믿음을 그대로 보여 준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사를 전한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는 오늘 교회가 가진 문제점을 ‘세속주의’와 ‘반기독교적 운동’으로 대별해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교회와 교회, 교단과 교단이 힘을 합치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비교적 간단명료하게 제시했다. 박 목사는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 또한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우리가 먼저 바른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그 출발임을 강조했다.

첫 번째 설교자인 신길교회 이기용 목사는 ‘다음세대인가 다른세대인가’를 주제로 “신앙은 저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부모세대가 철저히 믿음 생활하며 기도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신앙이 심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악한 세력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의 영광이 크게 드러나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신앙이 잘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다니엘의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분당 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젊은 세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탄의 ‘반복’ 전략과 극복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다니엘의 단호한 태도를 닮아 다음세대도 동성애와 차금법 등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제양규 한동대 명예교수는 특강에서 교회 내 다음세대 소멸과 저출산 문제 해법에 대한 해결의 열쇠가 교회에 있음을 강조했다. 제 교수는 “교회 내에 아이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돌봄 프로그램이 해법”이라며 “돌봄 공동체를 운영하면 아이들을 교회에 오게 해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한동대 VIC 초중등교육지원센터를 통한 초등 방과후 돌봄 공동체 성공사례가 전국 교회에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소멸이 아닌 생명 가득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과 그가 행하신 일을 알고 기억하는 다음 세대를 세우게 하소서 ▲한국교회와 성도가 뜻을 정하여, 악하고 음란한 시대 속에서 정결하게 하소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연합을 이루는 한국교회 되게 하소서’ 제목의 합심 기도 소리가 대성전을 가득 채웠다.

이날 기도회는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교회 모든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또 지속적으로 기도해야 할 기도 제목이 제시됐다. 기도 제목은 비록 여러 가지 나열됐지만, 목적하는 방향은 하나로 모였다. 바로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연합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자는 것이다.

이날 기도회는 국회에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위해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들이 앞장섰던 1인 시위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매주 목요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1인 시위는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를 필두로 대형교회 목회자와 사회 저명인사 등 100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21대 국회 들어서자마자 정의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한국교회에 큰 저항을 일으켰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동성애를 보호하는 노골적인 편향적 입법 시도가 한국교회가 사활을 걸고 저지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교회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나선 릴레이 1인 시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한국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년 4개월간 한주도 빠짐없이 이어온 1인 시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후속으로 준비된 것이 바로 이날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다. 다만 기도회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문제와 함께 저출산 위기와 이로 인해 한국교회에 닥친 여러 위기상황을 놓고 기도하는 것으로 그 폭을 좀 더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교회가 공통의 기도 제목을 놓고 직접 행동에 나서거나 이렇게 간절히 기도한 사례는 남북통일과 교회 부흥 등 몇 가지 주제 말고는 거의 기억이 없다. 그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 한국교회의 꺼져가는 기도의 불씨를 살렸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중요한 건 방향에 대한 집중과 지속성이다. 한국교회에 닥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주제가 많아지면 방향성이 분산될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나라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도의 힘은 한두 사람보다 한국교회 1천만 성도 전체가 한목소리로 기도하면 더 큰 힘이 발휘될 수 있다. 당장 4월 총선이 코 앞이다. 22대 국회가 21대처럼 각종 악법 릴레이장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각성과 기도의 힘이 절실한 시점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