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구에서 있었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수료식에 참석한 10만 명 중 6.5%가 한국교회 목사, 장로, 신학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수료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신천지 산하 12지파에 새로 입교한 신자들이라는데 이중 상당수가 한국교회에서 신천지로 넘어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교계 모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새로 입교해 신천지 교육을 이수한 10만 명 중 한국교회에서 신천지로 넘어간 수가 6,274명으로 이들 가운데 목회자와 원로목사, 장로, 신학생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신천지가 각 언론사에 보낸 자료에 근거한 것이지만 사실이라면 한국교회에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난해 수료식에 참석자 522명에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여서 사실 여부를 떠나 철저한 대응이 요구된다.

물론 신천지에서 제시한 자료를 그대로 신뢰하긴 어렵다. 신천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수료생은 1만5천명 수준이고 예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교계에서도 신천지 측이 밝힌 숫자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고 대부분 기존 신도들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10만 명이 신천지 교육을 받고 수료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대형 스타디움을 빌려 떠들썩하게 행사를 치르는 이유가 내부 결속과 대외 과시용이란 해석도 있다.

신천지는 3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대구시가 신천지 측에 1천억원 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이만희를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방역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몰락의 길을 걷는 듯했다.

그랬던 신천지가 다른 도시도 아닌 대구에서 연달아 건재를 과시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이어 개최한 배경에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구시가 재판부 중재로 1천억 대 손해배상을 취하한 데 이어 이어 신천지에 대구 스타디움 시설 사용을 허용한 것을 두고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구시가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거다.

대구시가 어떤 이유로 신천지에 공용시설 사용을 허가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신천지에 대응하는 문제의 핵심일 순 없다. 이들이 어떤 목적으로 세 과시를 하고 내부 결속에 나서든 결국 그 타깃이 한국교회와 성도라는 사실이 달라질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신천지에 대응해 온 방식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각성하는 기회로 삼는 게 더욱 중요하다.

신천지 측 신도들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상대로 집요한 포교활동을 벌여온 건 그리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재정적으로 어려운 작은 교회와 신학교 등에 파고들어 목회자와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섭에 나서고 있다는 건 최근에 새롭게 알려진 사실이다.

신천지대책 관계자에 따르면 신천지는 지금도 계속해서 재정이 어려운 교회와 신학원 등을 대상으로 문서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MOU를 체결하자고 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신도 몇 명이 은밀하게 교회에 침투하는 식이었으나 지금은 대놓고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까지 하면서 어려운 교회 사정을 이용하는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에 신천지는 왕성한 포교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내려진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비대면예배가 보편화된 후 교회마다 공예배 인원이 100%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이런 부류의 이단에 빠진 이들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천지는 한국교회는 말씀에서 벗어나 희망이 없고 자신들만이 진리라고 주장한다. 요한계시록 7장에 하나님이 말세에 14만4,000명과 흰옷 입은 큰 무리를 세우시는데 이들이 바로 신천지라고 선전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대로 꿰맞추는 이단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이단에 혹해 넘어가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문제다. 그들의 주장대로 한국교회 목회자와 장로, 신학생들까지 신천지로 가는 걸 단순히 무지의 소치로 단정할 있을까. 이단 전문가들은 한국교회 성도뿐 아니라 일부 목회자들까지 이단에 빠지는 원인이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바르게 서지 못한 데 있다고 진단한다. 교회가 복음에서 이탈해 세상과 구별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이들 중 상당수가 이단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회는 출입문에 “신천지 OUT” “신천지 이단의 교회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을 붙여놓고 있다. 한국교회가 신천지 이단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다. 그런데 이것으로 신천지 대응을 다했다고 생각했다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오늘도 신천지 신도들이 이 푯말을 비웃듯이 마음대로 교회를 드나들며 교인들을 빼가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들의 저인망식 포교에 보다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