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이태리 치안티라는 마을은 포도 재배 및 포도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또 존경받는 곳이라고 한다. 잠시 머무르던 여행객이 “치안티는 땅이 비옥한가 봐요. 그 유명한 포도가 저렇게 자라는것을 보니까요!”

포도원 주인이 대답하기를, “그렇지 않아요. 땅은 참 좋지 않아요. 사실 좋은 포도는 비옥한 땅에서는 열리지 않아요. 비옥한 땅에서는 빨리 자라니까 그것으로 만든 포도주는 제대로 맛이 안 나지요.”

사실 포도나무는 아주 느리게 자란다는 것이다. 그래서 땅이 너무 비옥하면 뿌리를 깊이 내릴 필요가 없으니 결국 좋은 포도가 열리지 않고 평범한 포도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런 포도로 만든 것은 싸구려 포도주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결국 치안티(Chianti)의 땅은 좋지 않았기에 포도나무가 깊게 그리고 넓게 나가는 시스템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생물학자들은 말하기를 자연법칙에 따르면 쉽게 자라는 것은 일찍 죽는다고 한다. 좀 쉬운 표현으로 이매진 드래곤스의 ‘Easy Come Easy Go’라는 노랫말이 생각나게 한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대개 그럴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아마도 떡갈나무가 버섯처럼 하룻밤 사이에 자라기를 기대할지도, 또한 크리스마스 때 필요한 트리용 소나무가 토마토처럼 빨리 자라기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떡갈나무나 소나무는 자라는데 다 시간이 걸린다. 심지어 애기도 10개월 있어야 이 세상을 보게 된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10년에서 20년은 걸려야 마치게 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임계점(critical point)도 그런 얘기가 아닐까. 물도 100도가 되어야 끓듯이 모든 것이 꽉 차야 된다는 뜻이겠다. 성경에서 때가 되매(in due time) 하는 얘기도 결국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도 될 것이다. 물이 그릇에서 넘치는 것도 꽉 차서 더 이상 그 안에 머무를 수 없으니 뛰쳐나가는 모습과 같다.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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