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제123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단체 사진. ©한국구약학회 제공

한국구약학회(회장 서명수)가 최근 충남 아산시 소재 호서대학교에서 ‘제2성전기의 종교와 문화’라는 주제로 제123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윤경 박사(이화여대)가 ‘제2성전기 종교와 문화: 유대교의 조로아스터교 수용의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제2성전기는 기원전 516/5년경 제2성전 건설부터 서기 70년 로마의 예루살렘 포위 공격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시점까지 대략 600년의 기간을 지칭한다”며 “따라서 이 시기는 페르시아 제국, 헬라 제국, 로마 제국 초기까지의 긴 시기를 망라한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인이 구약과 신약이라는 정경적 관점에서 ‘신구약중간기’라 부르는 시기는 제2성전기와 동의어가 아니라, 제2성전기의 일부 시대인 말라기의 예언 활동 이후부터 신약시대 이전까지를 지칭하는 용어”라며 “이 점에서 제2성전기와 신구약중간기는 정확하게 일치하는 시기를 지칭하는 동의어가 아니라, 후자가 기독교인의 관점을 드러내는 용어이며, 제2성전기의 일부 기간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신구약중간사 시대를 말라기 이후 예언자를 통한 하나님의 직접 계시가 없던 시기라고 보고, 이 시기를 ‘400년 공백기’ 혹은 ‘암흑기’로 부르는 것은 전형적인 기독교적 관점을 드러내는 용어”라며 “물론 정치적 측면에서 제2성전기를 ‘암흑기’라 부를 수 있다. 페르시아 제국이 무너지고 헬라 제국이 등장하면서, 특히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기원전 215년경~164년)의 즉위와 함께 유대인들은 그때까지 있었던 어떤 제국의 통치보다 종교·문화적으로 가혹한 시기를 겪었다는 점에서 암흑기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상황과 반비례하여 제2성전기는 유대교가 발흥기이며, 다른 어떤 시기보다 유대 문학이 풍성하게 생성된 문학적 전성기이며, 문화적으로 다양한 유대교 분파가 출현한 시기라 할 수 있다”며 “벨하우젠 이래 포로기와 포로후기는 구약성서 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윤경 박사는 “제2성전기는 문학적으로 볼 때, 정경 문학(제3이사야, 학개, 스가랴, 말라기, 에스라, 느헤미야) 외에도 수많은 외경과 위경 및 쿰란문서가 기록된 시기”라며 “제2성전기는 예언자를 통한 하나님의 직접 계시가 없었다고 하여 암흑기라 부르기에는 유대 문학이 다양하게 저술되는 시기이고, 신학적 사상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시기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제2성전기 유대인 디아스포라에서 기록되거나, 간접적으로 이들에 관해 알려주는 문헌들도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영미권에서는 제2성전기 페르시아 시대(기원전 539~333년)를 유대교의 경전과 교리가 형성되는 시기라는 의미에서 ‘형성기’(formative perio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페르시아 시대는 유대교의 태동기다. 독일 역사가 에두아르트 마이어(Eduard Meyer)는 「유대교의 기원」(Die Entstehung des Judentums, 1896)에서 처음으로 유대교가 페르시아 시대, 보다 구체적으로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기원전 5세기)로부터 기원했다고 주장했다”며 “그는 페르시아 제국의 정치적 지침과 제국주의적 행정과 포로후기 예후드는 긴밀한 관계에 놓였고, 유대교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페르시아 제국의 공식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와 유대교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상반된 입장이 제기되어왔다”며 “유대교 쪽에서 둘의 상관관계를 거부하거나, 반대로 조로아스터교 학자들 쪽에서 거부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조로아스터교는 예언자 조로아스터(이란어 표기는 짜라투스트라, 뜻은 ‘낙타를 다룰 수 있는 이)의 이름에서 유래한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종교”라며 “그런데 이 종교의 시작이 정확하게 언제인지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다”고 했다.

이어 “조로아스터교는 오랜 세월 동안 구전 전승으로 이어져 오다가, 서기 4~6세기경 이 종교의 경전집 아베스타가 결집 되었다”며 “가장 오래된 일신교로 알려진 조로아스터교는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 ‘현명한 주’; 파흘라비어로는 Ohrmazd)를 최고의 신으로 믿는다”고 했다.

또 “조로아스터교는 세상을 선과 악이 대립하지만, 선이 최후 승리를 이루고 있다”며 “최후 심판이 따라오고, 마침내 세상은 창조를 온전히 회복하게 된다는 구원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경 박사는 “제2성전기 유대공동체는 페르시아 제국과 조로아스터교와의 접촉을 통해, 식민지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들로서 제국의 종교문화에 주체·자발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보편적 과제와 유대인과 유대교라는 사회문화적 정체성과 종교적 가치관을 확립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페르시아 제국의 공식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와의 접촉을 통해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정체성의 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하였을 것”이라며 “디아스포라 유대인공동체에서 일차적으로 문화 종교적 접촉에 동조하거나 저항하는 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2이사야, 제사장 문서, 그리고 쿰란문서와 같은 유대 문학이 남긴 유산은 이들이 제3의 길인 탈동일시 과정을 시도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들의 시도는 이후 제2성전기 유대인 정체성의 기준이 되었음을 알려준다”고 했다.

아울러 “무노즈가 말했듯이, 탈동일시 주체로서 제국의 종교에 직면한 유대인 지식인은 탈동일시 작업을 통해, 제2성전기 유대교는 압도적인 제국의 종교에 대면하여 단순한 거부나 수용이 아닌, 협상을 통해 제3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게 되었다”고 했다.

제123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제123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구약학회 제공

한편, 이밖에도 분과별 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분과1에서는 △임미영 박사(국제성서박물관)가 ‘느헤미야, 왕의 술 관원 vs 환관/내시’ △김영호 박사(한신대)가 ‘에스라-느헤미야서의 성전과 성벽 완공에 대한 상관관계’ △송기찬 박사(호서대)가 ‘스룹바벨의 실종 사건을 통한 제2성전시대 메시야사상의 발전’ △서창립 박사(장신대)가 ‘제2성전시대에 일어난 헤렘 규정의 극적 변화’ △김두유 박사(한일장신대)가 ‘페르시아 시대 바벨론 유다인 공동체에서 발생한 신학적 변화에 대한 연구’, 주제분과2에서는 △오민수 박사(대신대)가 ‘고대 오리엔트 문화와 그리스 문화와 접촉에 관한 새로운 접근’ △최지승 박사(횃불트리니티대)가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마 22:20): 예후드 주화의 무게, 문양, 명각 연구를 통한 페르시아 시기 예루살렘 성전의 정치-경제적 상황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그리고 일반분과1에서는 △강후구 박사가 ‘2022~20232년 텔 라기스 발굴과 성서고고학적 의미 △진규상 박사(총신대)가 ‘A Text-Syntactic Approach to the Book of Exodus’, 일반분과2에서는 △한동구 박사(평택대)가 ‘신에 대한 두려움(잠 1:7)의 신학적 의미’ △하경택 박사(장신대)가 ‘시온으로서의 다윗-공동체 시편으로서 시편 51편 읽기’ △이호성 박사(백석대)가 ‘메길로트의 신학에 대한 소고: 인지시학의 관점에서’ △김흥현 박사(숭실대)가 ‘반수사적(antirhetoric) 기교에 근거한 전 2:1~3:15의 서사적 전진 고찰’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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