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제120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구약학회

한국구약학회(회장 김회권 박사)가 지난 16일 오후 대전 서구 소재 목원대 신학대학에서 ‘인공지능과 신학적 인간학’이라는 주제로 제120차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창주 박사(한신대)는 “인공지능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오는 상황에서 기독교 신학의 중요 경전인 구약성서가 침묵할 수 없다”고 했다.

‘인공지능과 구약성서: 무슨 상관이 있는가(욥21:21)’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 박사는 “새 천년을 전후하여 인공지능의 발전은 글자 그대로 비약적이었다. 새로운 이론과 영역이 속출하여 전문가들도 따라잡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이렇듯 급성장한 인공지능은 현 인류에게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하나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을 신앙적으로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이다. 신학 윤리 측면의 문제 제기라서 구약성서가 어떻게 응답할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래 인류의 삶은 인공지능의 범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에 대해 구약성서는 어떻게 평가하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며 “기계는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고, 생산력을 증가시키며, 자연을 효과적으로 돌보며 관리할 수 있다. 알고리듬을 통하여 기게의 활용 가치는 충분히 확인했다. 가치중립적으로 볼 때 인공지능의 수행 능력과 효용성을 수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오류 발생이나 심지어 물리적 심리적 정신적 상처와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누가, 어떻게 그 기술을 활용하는지가 결정적인 관건”이라며 “유대교의 성서일과는 지난 2천 년 동안 지켜온 반복적인 학습과 제의다. 해마다 동일한 기계적 되풀이가 아니라 믿음의 확장과 증강으로 유대교의 신앙을 고양시키며 정신·영혼을 풍요롭게 해왔다. 이 지점에서 단순한 반복에 그치지 않고 성숙과 증강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비물리적 존재이자 살아있는 인간문서에 대한 인간 문해력의 긴요성을 주장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차례 산업혁명을 주도한 증기기관과 전기 발명이 주로 경제 분양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었다면 인공지능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전 영역에 대하여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구약성서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욥은 소발의 두 번째 추궁에 대해 논박하기를 ‘그의 달수가 다하면 자기 집에 대하여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욥 21:21)라고 했다. 나와 상관없다며 빌라도처럼 손을 씻지 말고 냉철하게 사유하고 인공지능과 구약성서의 연관성을 진지하게 찾을 때다. 아포칼립스 AI가 인류의 미래를 이끌려고 하지만 (구약)신학이 광야의 성막처럼 앞서 가야 한다”고 했다.

제120차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
한국구약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목원대

이어 두 번째로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에 인간과 인공지능 이해하기-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한 소형근 박사(서울신대)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해 존재해야지 인류에게 해악이 된다면 개발의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공지능에 대한 개발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은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시 8:5) 노동하는 존재(창 2:15)로 창조되었고,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잘 유지하고, 보존해야 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창 1:28),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사 43:7),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사 43:21) 지어졌다”며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존재이유도 분명해진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긍정적이고, 유익한 효과를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 개발을 개인의 인성에게만 맡긴다던지, 개인의 영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소극적인 규제로 보이며,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권위 있는 세계 기구의 법적 규제가 성문화되고, 이에 대한 국가간(사회적) 합의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인류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동체성이 중대한 화두가 되어야 한다”며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전염병 확산위기, 저출산 고령화 위기 외에도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때론 위협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대한 공동대처가 우리 인류에게 시급한 이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 일반논문 발표에는 김세희 박사(이화여대)가 ‘잠언 8:22~31의 의인화된 지혜에 대한 새로운 고찰’, 박기형 박사(숭실대)가 ‘오므리의 율레와 아합 집의 예법’ 연구, 최윤갑 박사(고신대)가 ‘의인화를 중심으로 본 시온(사 62:1~5)에 대한 재해석’, 김윤정 박사(숭실대)가 ‘구약성서의 창조 관련 본문 연구: 혼돈 극복적 창조’, 이은우 박사(장신대)가 ‘신명기 형성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논의: 신명기 4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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