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안교육협의회가 ‘서울시 대안교육 정책토론-서울 대안 교육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22일 서울 종로구 소재 경신고등학교에서 개최했다.
행사 참석자들 모습. ©서울대안교육협의회

서울대안교육협의회가 ‘서울시 대안교육 정책토론-서울 대안 교육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22일 서울 종로구 소재 경신고등학교에서 개최했다.

첫번 째 발제자로 정석원 전 샘물학교 교장은 “교육은 숙련된 인력을 산업 현장에 투입, 사회 발전을 위한 기능의 역할보다, 시민으로서 더 풍성한 삶과 행복한 일생을 누리도록 하는 데 있다. 사회보다 인간 자신을 위한 것이 교육이다”라며 “대안교육도 산업 사회에 맞는 인력 공급이 목표가 아니라, 공동체, 환경, 가치관, 개인의 재능, 인간의 삶 등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특히 “덴마크는 자유학교(대안학교)가 잘 발달 되어 있는 곳이다. 유엔(UN)이 매년 3월 20일 발표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첫 발표 당시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덴마크는 행복지수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덴마크의 행복의 기초는 바로 자유학교 등 교육 시스템에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라며 “덴마크의 교육제도는 모든 학생들이 많은 지식보다 지식 습득을 위한 기초를 닦는 데 있다. 즉 지식을 축적해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 학생 각자가 자신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덴마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재산보다 인내, 존중, 책임감, 정직, 독립심 등 가치를 물려주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구권 국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풍요로운 생활을 원하는 비율은 덴마크가 11.8%로 미국(31.15%), 영국(19.1%) 등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덴마크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덴마크에서 좋은 점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걸어가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실수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가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정 전 교장은 “덴마크는 종교개혁가 루터의 영향에 따라 1814년부터 전 국민 대상 의무교육을 실시했다. 루터는 남·여·빈부·귀천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보편적이고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가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당대 귀족 중심의 남자들에게만 허용되던 교육을 계층이나 계급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를 공교육의 아버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의무교육이 9년으로 확대된 1971년부터 덴마크는 학생들이 수입과 상관없이 대학 때까지 부담하는 교육비는 없고, 추가로 상당한 보조금 수당도 받고 있다. 대학생들도 가정에서 독립한 학생들은 월 1200달러, 집에서 통근하는 학생들은 월 600달러의 생활 보조금을 받는다”며 “덴마크는 이처럼 교육의 기회가 부모의 수입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기틀을 만들었다. 부모의 의견에 따라 좌지우지되지도 않는다. 경제적인 독립을 이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책임지며 배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덴마크 작가 모르텐 스트량예의 저서 ‘덴마크’에 따르면, 덴마크 사람들은 ‘교육이 실업이나 청소년 비행, 그 밖의 모든 사회적 병리와 심지어 악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는다”며 “루터의 보편·평등적 교육 실시 주장도 정의와 공의가 마르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는 그의 생각에서 비롯한다. 즉 이러한 세상이 오려면 모든 시민들이 도덕적으로 바르게 훈련돼야 하고, 아이들을 적절한 교육 없이 방치된다면 세상은 무질서가 판치는 악의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덴마크의 부모들은 지역 공립학교나 다양한 형태의 자유학교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지역 공립학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그들만의 학교를 설립할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맞는 가장 좋은 것을 제공하려 하기 때문이다”라며 “이 부모의 권리는 덴마크 교육 관련 법률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 국민 대상 의무교육이 실시된 1814년부터 자유학교법이 제정된 1855년을 거쳐 자유학교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이 확정된 1908년에 이르러, 덴마크는 부모의 경제적 상황에 관계 없이 자녀의 교육 방식을 결정할 권리를 부모가 가지도록 재정적 지원을 시작했다. 이는 자유학교가 유지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민들이 공교육의 이념이나 교육방법에 동의할 수 없더라도 재정이 없으면 하는 수 없이 공교육에 떠밀려 들어가는 현재 상황에서, 덴마크의 자유학교 재정 지원 관련 법률은 부모가 자신의 교육이념에 따라 자녀를 교육할 실제적인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라고 했다.

또 “덴마크는 교사 급여를 포함해 자유학교 운영비의 75%를 지원한다. 반면 학교는 순수하게 비영리로 운영돼야 한다. 학교를 사적 이익을 위해 운영해선 안 된다. 한 개인이 학교를 소유할 수도 없다”며 “덴마크에선 헌법상 보장된 종교와 사상의 자유에 따라, 기독교 건학 이념 등 같은 신념을 지닌 학부모들이 학교를 세울 수 있다. 학생들은 공교육 수준에 이른다면 어떤 교육 방법을 선택하든 자유다. 자유학교는 국가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되 충분한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 전 교장은 “자유학교의 교육과정도 신념과 가치에 따라 소신껏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다. 단 모든 교육과정을 공개해야 하고, 학생들이 덴마크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 다양성을 보장해도 은밀한 교육이나 반사회적 교육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덴마크는 자유학교가 공교육처럼 일반화돼 있다. 덴마크의 자유학교들은 아침 8시부터 전교생들이 강당에 모여 공동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교육 방법은 말하고 듣고 토론을 중시하는 ‘살아있는 말과 노래’가 핵심이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말한다”며 “현재 덴마크 자유학교 재학생은 학령기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덴마크는 간신히 평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가 수치로 환원해 담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 결과에 매이지 않으며, 자율적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특히 “얼마 전 내한해 강연한 덴마크 자유학교협회 피터슨 회장은 ‘덴마크 학교 시스템은 측정할 수 없는 가치 위에 세워졌다. 덴마크 자유학교의 교육은 용기, 협력, 민주적 책무성, 합의, 다양성, 존중, 책임, 창조성, 혁신 등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가치는 시험의 압박과 평가 가능한 교육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덴마크 자유학교는 공립학교 지원금액의 7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고 있다. 액수는 1년에 한 학생당 6,700달러 정도다. 대안학교 운영자는 교육부에 연간 회계보고를 해야 한다. 전국적 평균 규모의 임금을 교사에게 지급해야 한다. 특히 자유학교 지출의 약 75%를 교사들 임금에 할애해야 한다”며 “추가로 저소득 부모 자녀들, 학습 장애 등 특수적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특별 지원금도 존재한다. 학교기금은 학교활동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고, 개인이 사적 이익을 위해 운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학교 학생당 평균 학비는 1년에 1,900달러다. 다만 학비를 가능한 줄이기 위해 건물 유지 보지, 보조 교사 참여 등 부모 봉사는 매우 일반적인 일이다”라고 했다.

서울대안교육협의회가 ‘서울시 대안교육 정책토론-서울 대안 교육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22일 서울 종로구 소재 경신고등학교에서 개최했다.
행사 참석자들 모습.©서울대안교육협의회

특히 “덴마크의 특별 교육제도가 있다. 고등학교 진학 전 폴케스콜레(1-9학년)를 이수한 학생들이 계속 다녔던 학교나 기숙학교인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곳은 인문학을 공부하는 김나지움, 기술학교나 직업학교 등 진로 결정을 위한 탐색 기회를 갖는 곳이다. 또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학업을 더 깊고 넓게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교육과정은 다양하다. 음악 미술을 중점으로 하는 예술 전문 학교, 축구 등 스포츠 전문 학교, 야외활동을 중점으로 하는 자연중심학교 등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최대 2년 동안 필수과목과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이수하며 시간을 보낸다”며 “에프터스콜레의 큰 장점은 기숙사 생활이다. 110명 정도 학생들이 한 방에 3명 내외가 모여 생활한다. 직접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을 한다. 갈등이 생기나 에프터스콜레 학생들은 이런 갈등과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토론함으로 협의해 나가는 능력을 키운다”고 했다.

특히 “교사와 학생들 관계는 특별하다. 교사는 수업뿐만 아니라 비공식적 시간에도 학생들을 만나 돌보고 대화하며 함께한다. 자유롭게 토론하기 때문에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친밀하다. 이처럼 에프터스콜레 교사들은 단순히 학과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다. 학문과 사회성을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지근에서 도와주는 인생 선생님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프터스콜레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더 잘 적응하고 재질을 계발하며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대화와 관용으로 받아들이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있다고 한다. 폴케스콜레를 졸업한 학생 40%는 에프터스콜레로 진학해 1-2년 동안 인생의 길을 그려본다고 한다. 덴마크 정부는 에프터스콜레 운영비의 70%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정책은 사회유동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유동성은 사회 계층 간 이동 가능성이다. 세계적 경제학자 아비지트 배너지 MIT 대학 교수는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에서 가난한 나라 각자의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교육에 있다고 밝힌다”고 했다.

이처럼 “경제적 지원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 교육 시스템은 기회의 평등을 확대한다. 덴마크는 모든 학생이 무상 교육과 함께 여러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나라들은 빈부 격차를 줄이고 가난을 대물림하는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은 수요 접근법 교육관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교육을 국가 미래의 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적 개념으로 보는 관점이다. 부모는 투자 대비 결과를 극대화하고자, 자녀를 최고의 학교 및 학원을 보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다. 이는 부모의 수입과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하지만 교육은 투자가 아니다. 아비지트 배너지 교수는 ‘공급접근법’ 교육관을 강조했다. 이는 교육이 투자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권에서 출발한다는 개념이다.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부모의 재산이나 이기심, 탐욕, 이기심, 변덕에 이끌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공급접근법이 바로 덴마크가 추구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능력, 재산, 가치, 변덕, 이기심, 탐욕 등에 매이지 않고 교육 받을 권리를 공평히 제공하는 데 있다”고 했다.

정한섭 이야기학교 교장은 “‘전인적 성장’ ‘자기 주도성’은 대안교육에서 성장한 아이들 특성이다. 자기다움을 길러주는 것은 대안교육에서 한 개인을 향한 관심 교육에서 비롯한다”며 “기독교대안교육은 독특한 존재로서 아이를 바라보고 존중한다. 여기서 출발해 확장된 공동체성 교육은 대안교육기관 소속 구성원들 관계에 가득하다. 기독교대안교육에서 자기다움과 공동체성은 핵심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 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대안교육기관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가와 지자체 모두가 대안교육기관 재정지원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대안교육협의회 #대안교육 #덴마크교육 #덴마크대안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