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우리는 지금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다. 이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라이벌이나 라이벌 회사를 밟아야 할 때가 있다. 목회 역시 치열한 경쟁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살아남느냐 소멸되느냐의 문제를 놓고 사탄과 무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소중한 목회 현장을 허물려고 하는 사탄과의 싸움은 준비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 확장과 복음 전함이라는 같은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다른 교회와 경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 내 교회가 잘 되기 위해서 라이벌 교회를 비판하거나 부정적으로 말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을 뺏아오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 목회자도 가끔씩 본다. 이는 목회 윤리에도 맞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다른 교회를 축복하고 그 교회와 함께 동반 성장과 부흥을 추구하는 경쟁이 한국교회에 많이 벌어지면 좋겠다.

L.A에 위치한 베델교회의 담임으로 사역하고 있는 친구 김한요 목사의 얘기를 소개할까 한다. 잘 알다시피 미국 캘리포니아는 산불이 자주 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어느 날 저녁, 김한요 목사가 뉴스를 보는데 자기 교회 수양관이 나오더니 수양관 뒤로 벌건 불이 보였다고 한다. 여러 교인들이 자기네 수양관이 곧 불타게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너무나 위급했기에 밤 10시 반에 긴급기도회를 소집했다. 한 성도가 ‘산불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된다’고 말했고, 교인들은 바람의 방향을 바꿔 달라고 기도를 했다. 그런데 김 목사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왜냐하면 자기 교회 수양관 반대 방향에는 다른 교회의 수양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자기 교회 수양관 쪽으로 오던 불길의 방향이 바뀌면 그 교회의 수양관이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 같은 하나님의 교회인데, 자기네 수양관만 안전하도록 산불 방향이 바뀌게 기도하면 되겠나?’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 우리 교회 수양관도 살려 주시고, 저 위 교회 수양관도 살려 주옵소서.”

하나님이 어떻게 응답해 주셨을까? 바람의 방향은 바뀌지 않아 그 위쪽 수양관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자기네 수양관 쪽으로 내려오던 불길이 갑자기 자기 교회 수양관 앞에서 바람에 혀 갈라지듯 불이 갈라졌다고 한다. 정말 놀랍게도 베델교회 수양관만 빼고 나머지는 다 타버리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 이게 바로 우리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이 다급한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인간적으로 볼 때는 소망이 없어 보이고 치명적인 희생과 손해를 무릅써야 할 상황이라도 나 살고자 다른 이에게 해가 끼쳐짐을 모른 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실례이다.

히브리서 10장 24절은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라고 했고, 빌립보서 2장 3~4절은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라고 말씀한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는 일은 우리 주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해드리는 지상명령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격언이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축하해주고 다른 교회가 우리 교회보다 더 빨리 부흥하고 성장하면 축복해주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내 배도 불러 축하하고 축복해주는 사람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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