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빅터 우튼(Victor Wooten)이 쓴 『나는 음악에게 인생을 배웠다』 (반니, 2022)란 책이 화제다. 그 책 앞부분에 보니 이런 인용문이 적혀 있다.

“진실, 진실이 뭔데? 내가 진실을 말하면 아마 넌 진실 대신 나를 믿었을 걸.”

‘마이클’이라는 사람의 말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가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내용은 아주 충격적이다. 진실을 말하는데, 그가 말하는 진실보다 그 사람을 더 믿을 정도라니 정말 믿을 수 없다. 얼마나 진실한 사람이었으면 그리 말하는 걸까? 물론 그 말을 남이 해주었다면 더 신뢰가 가고 권위가 있었을 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마이클이라는 사람은 그런 말을 하기에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진실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단언이 나오지 않았을까?

미국 캘빈신학교에서 공부할 때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들려주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권위란 자신이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부여하시는 것도 아니고 타인으로부터 얻게 되는 가치이다.’ 나는 자주자주 그분의 이 말을 떠올린다.

이 내용 중 ‘하나님이 부여하시는 것도 아니고’란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께 달라고 기도할 때가 많다.

당연히 그분께 도움 요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권위’만큼은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지 않는다. 왜일까? 그건 나 스스로나 하나님이 부여하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우리의 낮거나 한껏 미치지 못하는 권위와 인격까지 거저 채워주시진 않는다. 나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권위뿐 아니라 진실도 마찬가지다. 나 스스로 진실된 사람으로 떠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나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어떤 진실을 말했는데, 사람들이 그 진실된 내용보다 그것을 말하고 있는 나를 더 신뢰한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Ph.D 논문을 쓸 때 그런 분의 얘기를 읽은 적이 있다.

미국의 부흥하는 큰 교회에 기독교 기자가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 몇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 질문은 이것이었다. “목사님 설교가 탁월하거나 특별하지 않은데도 어떻게 이 교회가 좋은 소문이 계속 나고 부흥하는 것인가요?”

그때 한 교인이 이렇게 답했다. “우리 목사님은 주일날 착각해서 설교원고가 아니라 세탁물 리스트를 가지고 와서 설교시간에 읽어도 우리는 은혜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충격적이었다. 그 담임목사님의 인격이 평소에 얼마나 훌륭했으면 그분이 설교원고 대신 세탁물 리스트를 잘못 가지고 와서 읽어도 교인들이 은혜받을 수 있단 말인가?

최근 우리나라 어느 장로교회에서 신문에다 담임목사 청빙광고를 내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 하나만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씁쓸한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예수 잘 믿는 담임을 청빙합니다!”

이 얼마나 대조되는 모습인가? “하나님을 떠나지 않기 위해서 교회를 떠나기로 했습니다”라는 내용과 별 차이가 없는 내용 아닌가?

내가 전하는 복음 진리가 사람들에게 권위 있고 가치 있게 먹혀들려면 전하는 나 자신이 신뢰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메시지보다 메신저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거짓말은 나쁜 것이다!’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성경 말씀을 보지 않고 성경 말씀을 전달하는 우리를 즐겨 본다. 사람들이 내가 전하는 진실된 말이나 진리의 말씀보다 나를 더 신뢰하도록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말과 나 자신이 일치되는 삶만이라도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주여, 그런 진실된 사람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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