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 도발의 위험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니 지난 3일에는 미국 전역이 사정권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북한이 NLL 남쪽으로 탄도미사일을 쏘고 사정거리가 1만5천km에 달하는 ICBM까지 쏜 건 언제든 한국과 미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위협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5일에 쏜 탄도미사일 네 발이 신형 전술 무기인 ‘초단거리 탄도미사일’(CRBM)이 맞다면 북한의 최근 도발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서울과 수도권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사실 북한이 침략 야욕의 본성을 드러낸 자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전략은 김일성 이후 3대 세습이 이뤄지는 동안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몇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결국 북한의 핵무장을 위해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다. 정부는 지난 5월 북한이 ICBM을 쏘자 한반도와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중대 도발로 규정했다. 그리고 북한이 더 나아갈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6.25 이후 처음으로 우리 국경 근방에 떨어지고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는 건 분명 확실히 더 나아간 것이다. 우리 군도 F-15K와 K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의 공해상에 공대지 미사일과 유도폭탄 등을 쐈지만, 과연 이것이 북한이 혹독한 대가로 느낄만한 대응이었나 하는 점에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북한이 NLL 이남 울릉도 방향으로 총 4차례에 걸쳐 25발 이상의 미사일과 100여 발의 방사포를 쏜 11월 2일은 이태원 참사로 정부가 선포한 ‘국가애도기간’이었다. 유엔에서 북한을 두둔하던 중국과 러시아도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조의를 보내왔다. 그런 날 북한은 남한을 향해 미사일을 쏴댔다. 같은 민족 같은 핏줄이라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거다.

그런데도 북한 편을 들며 정부를 비난하는 데 혈안이 된 사람들도 있다. 민노총은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의 한반도 전쟁 위기 사태를 만든 장본인은 1차적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동조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이라며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정부에 떠넘겼다.

윤석열 정부 퇴진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촛불행동’도 지난 2일에 낸 성명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는 얼마나 위태로운 불장난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북한이 도발하도록 우리 정부가 미국과 함께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국가애도기간’에도 미사일을 퍼부을 수 있는 건 외교적으론 중국과 러시아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지만 한국 내 친북세력의 활약에 고무된 탓도 있다. 그 수가 많든 적든 그들이 각 분야에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 통합을 와해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로 온 나라가 애도하는 때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남쪽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퍼부은 북한은 말 그대로 북한다운 짓을 한 거다. 그러나 같은 민족 같은 핏줄이란 감상에 젖었던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냉엄한 현실에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됐다.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결국, 이런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가장 든든한 힘은 애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손쉽게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강인한 애국심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내 힘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치는 데는 당할 재간이 없다.

다음은 그 어떤 무력 도발도 이겨낼 튼튼한 국방력이다. 지금 우리의 국방력 수준은 모든 면에서 북한보다 한 수 위다. 하지만 핵 앞에서는 이 모든 게 소용이 없다. 따라서 북이 핵 카드를 쓰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동맹을 통한 핵 확장억제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교회언론회는 4일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는 북한의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 야욕을 분쇄할만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의 안보 상황에 대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고언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인데 여야가 피 터지게 싸울 때냐는 거다.

그런데도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나자 정치권은 연일 책임론으로 정쟁이 가열되고 사회는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다. 어쩌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보다 더 무서운 적이 우리 안에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런 때에 성경은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라고 경고한다. 한국교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말씀이다. 1천만 성도들이 나라를 위해 한마음으로 깨어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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