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 ©기독일보 DB

2022년 한국종교사회학회(회장 장형철 박사) 학술대회가 17일 서울시 동작구 소재 숭실대 전산관에서 ‘뉴노멀 사회의 도래와 한국 종교 공동체의 변화’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뉴노멀 시대 개신교회의 변화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정 교수는 “한 트랜드 전문가는 코로나 이전에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을 분석하면서 ‘외로움’을 핵심 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것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더욱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무기력증과 우울감으로 대인기피증에 빠져 사회활동에 대한 의욕이 줄어드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을 극복하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뉴노멀 시대의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 교수는 소그룹 모임 활용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현대사회는 개인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집단주의식 사고와 삶의 형태는 점차 퇴조하고 있어,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연대는 바로 ‘느슨한 연대’”라고 했다.

정 교수는 “건축학자 유현준에 따르면, 종교는 건축 공간을 기초로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때문에, 시선이 집중된 곳에 선 사람은 권력을 가진 종교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뉴노멀 시대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대규모 모임보단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스몰 토크를 중심으로 사회 자본 형성의 중요한 수단인 소그룹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대규모 집회보다 더욱 효율적이며, 교회의 소그룹 모임은 이러한 특성과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소그룹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토대를 제공하면서 구성원 사이의 관계 개선을 이루고, 구성원 전원이 활동의 주체가 되기에 자발성과 적극성이 있는 참여를 가능케 한다”며 “권위주의적 종교와 같이 한 방향만을 고집하거나 하나의 주의 주장만을 옳다고 하지 않고, 누구라도 들어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소그룹의 특징”이라고 했다.

또 “교회 소그룹은 탈현대 사회의 특징인 유동성과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소그룹은 다양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줌으로써 구성원 사이의 관계 개선을 이룬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교회의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모습에 실망해 교회를 떠난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요소로도 소그룹 모임이 작용할 수 있다”며 “소그룹 모임을 통해 구성원들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져 요즘 같이 불확실하고 위험한 시대일수록 신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신뢰는 대규모 집단보단 소그룹 안에서의 친밀한 교섭을 통해 가능하며, 소그룹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지지와 수용감은 외로움·고립감 그리고 우울증 극복, 코로나 블루 같은 정서적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모이기를 힘쓰라’는 말은 ‘대면 예배 모임의 중요성’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론 기독교 신앙에서 공동체는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특히 “사회학자 로버트 우스노우는 교회는 개인의 정체성의 핵심 부분이 되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을 보호해 주며, 공동체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형성해 사람들의 과거, 기억, 그리고 존재가 된다며, 교회가 공동체를 제공할 수 없다면 다른 어떤 실용적인 관심들의 차이도 교회의 특성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했다. 신학자 칼 라너도 공동체란 결국 이 신 없는 세상에 하나님이 세운 눈에 보이는 구원의 표지라고 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2020년 10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소그룹 모임이 활발한 교회는 일반 교회에 비해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덜 받고 있다고도 조사됐다. 때문에 뉴노멀 시대엔 교회의 대형화보단 소그룹 네트워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예배당에 모이길 힘쓰는 것만큼이나 세상에 보냄 받은 자로서 신앙을 실천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성서의 기본 가르침이다. 예배당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교세를 자랑한다면 그것은 교회의 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했다.

그는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는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책에서 신흥종교였던 초기 기독교가 어떻게 신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주요 종교로 성장하게 됐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염병이 돌던 당시에 초기 기독교인들은 이웃 사랑의 규범에 기초하여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돌본 것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위대한 종교로 성장하는 데 주요 요인이 된 것”라고 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등 전염병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선 사람들이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은 절대로 혼자가 아니며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은 사회 자본이 잘 형성될 수 있는 곳으로 교회를 주목했다”며 “교회는 빈번한 모임과 교제를 통해서 친숙성을 높임으로써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 공동체의 일원인 기독교인들은 서로에 대해 깊은 신뢰를 할 수 있고, 공동체 활동은 이런 식으로 기독교인들이 시민으로서 연대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북돋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자기희생의 규범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사회가 혼란하고 어려울수록 사회 곳곳에서 공적인 책임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며 “따라서 뉴노멀 시대에는 교회라는 건물과 제도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기보다 교회 밖 ‘세상’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 더 강조돼야 한다. 교회의 소그룹 활동 또한 교회 밖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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