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는 말: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

박명수 교수
박명수 교수 ©기독일보 DB

한국 근현대사는 새로운 국제질서 가운데 시작하였다. 과거 조선의 역사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중국이었고, 부차적인 것은 일본이었다. 이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1860년 제 2차 아편전쟁 이후 중국과 일본만 아니라 러시아가 새로운 세력으로 한반도 주변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는 중국과 대등하거나 더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하였다. 이 세 나라는 한반도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것이 서구유럽과 미국이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의 사정 때문에 한반도에 관심이 없었으나 미국은 태평양국가를 건설하려는 야심으로 한반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1880년 미국 해군 제독 슈펠트는 한반도는 주변 3국(중국, 일본, 러시아)의 전쟁터이며, 여기에 미국은 보호자로서 등장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슈펠트의 생각을 고종은 받아들였고, 조미조약 제 1조의 거중조정을 중요한 변수로 생각하였다.

한국 근현대사는 한반도 주변 3국의 침략, 혹은 지배에서 어떻게 벗어나서 근대 민족국가를 형성해 가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은 오래동안 자신의 영향 아래 있던 한반도를 잃지 않으려고 했고, 일본은 한반도를 기반으로 대륙으로 나가려고 했다. 러시아/소련은 한반도를 통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려고 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들의 이념, 혹은 문화로 한반도를 지배하려고 했다. 중국은 중화질서로, 일본은 식민지질서로, 러시아는 사회주의질서로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려고 하였다.

한반도가 이런 주변 3국의 지배에서 벗어나서 근대민주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 우선 미국은 한반도를 주변의 3국과는 달리 독점적으로 지배하려는 욕망을 갖지 않았다. 미국이 한반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이며, 원래 주변국가들과 공동관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냉전의 시작으로 한반도는 냉전의 최전선이 되었고,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공동관리보다는 자유세계의 최전선으로 생각하여 결국 한미방위조약으로 미국의 군사질서에 속하게 했다. 6.25 이후 한반도는 분명한 서구민주질서에 속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건국된 것이다.

또한 미국은 서구 기독교문명의 총화로서 현재 세계 최대 강국이자, 문명국이다.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개항 이후 오래 동안 기독교선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이렇게 해서 한반도에는 미국선교사를 통해서 서구문화의 핵심인 종교의 자유, 개인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평등, 노동의 중요성, 자국어의 중요성과 같은 것들이 한국사회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런 요소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한 기독교는 가장 강력한 종교로 등장했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국되기 위해서는 이런 국제질서를 받아들여 한반도에 자유민주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강력한 집단이 있었다. 그것은 이승만을 중심으로하는 기독교세력이다. 기독교인들은 한반도에 필요한 것은 중국의 유교질서도, 일본의 식민지질서도, 소련의 공산주의질서도 아닌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라고 생각했고, 해방 후 혼란한 상황과 6.25의 치열한 전쟁 속에서 자유민주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런 측면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미친 기독교의 역할을 인정해야 된다.

대한민국은 동북아에서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미국적 질서와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정치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일인 독재를 꿈꾸며, 일본은 천황제를 갖고 있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종교적으로 한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기독교가 왕성한 나라이다. 미국은 오래동안 “민주주의와 기독교”라는 두가지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발전하여 왔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이런 미국적인 가치를 가장 잘 공유할 수 있는 나리이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와 기독교”라는 두가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한반도의 주변에 다시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부상이다. 현재 한반도는 문명사적으로 다시금 중화질서로 동북아질서를 회귀시키려는 중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은 약 100년전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려고 했던 것과 같다. 한국은 당시 미국과 연대하여 마침내 일본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자주독립국가가 되었다.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동북아를 중화질서로 회귀시키려는 세력과 맞서 자유민주세계와 연대하여 한반도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라는 중대한 질문 앞에 놓여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중화질서로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기독교가 존재하는 것이다. (끝)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