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제7차 핵실험 재개 움직임에 한·미·일 3국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미국이 요청한 추가 제재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자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바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선 것인데 북한의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중·러를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실질적인 수단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한 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이는 한·미,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순방 기간에 수차례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낸 것에 응수하는 성격으로 보이지만 올해 들어 17번째 무력시위라는 점에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한 도발로 국제사회에 각인됐다.

이에 미국은 즉각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유엔 안보리에 부쳤다. 그러나 이사국 15국 중 13국이 찬성했음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무산되고 말았다. 이런 시점에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안보리 직후인 5월 28일에 공동성명을 낸 건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는 경고성 성격이 짙다.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이 무산된 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그런데 이런 공동성명이 즉각적으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외교 관례상 드문 일로 평가될 정도라면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의 외교라인이 그만큼 유기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하겠다.

북한이 연속해서 ICBM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데도 국제사회가 이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건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심각한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무려 9차례나 대북 제재를 결의했으나 이번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힘으로써 북한을 억제하는 수단으로써의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할 거란 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이 두 나라는 미국이 북핵 대응 차원에서 동맹국들과 군사적으로 강화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미국이 자신들의 손발을 묶으려는 전략으로 인식하는 만큼 북·중·러 3국은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이 안보 차원에서 유기적인 대응체제를 갖추게 된 건 매우 바람직하다. 7차 핵실험 준비에 들어간 북한과 이를 두둔하는 중·러에 한·미·일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하겠다. 유엔의 결의와 같은 실질적인 억제수단은 되지 못하더라도 장외 여론전을 펼쳐 중국과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데는 유용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는 신(新) 냉전시대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가 하나같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고 있는데도 중국과 북한만은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 데서 소련의 해체 이후 사라졌던 공산권의 재결속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러는 앞으로 더욱 밀착하며 패권주의로 서방세계에 대항하려 할 게 뻔하다. 북한은 든든한 뒷배를 믿고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이런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박은 사실상 중·러의 비호 아래 이뤄지는 것이어서 우리 안보에는 고스란히 부담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시급한 게 북한의 상시 도발을 막아낼 억지력 확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주적’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북핵 위협에 대응할 국가방위정책과 시스템을 새롭게 갖추도록 지시한 것이 중요한 핵심이다. 동시에 한미동맹의 든든한 기반 위에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해 나간다면 북·중·러가 일으키는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

북한이 25일 오전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후 한미 미사일 부대가 강릉에서 현무-2,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전 정부와 확연히 달라진 안보 대응이란 점에서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한·미 군이 공동 대응한 건 2017년 7월 이후 무려 4년 10개월 만의 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매몰돼 숱한 북한의 도발에도 눈감았던 안보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회복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대장 7명을 전원 교체했다. 이 또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북한 눈치 보기로 훈련을 축소·중단함으로써 기강해이를 불러온 군을 바로 세우고 안보에 전념하는 군으로 전면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 군의 모습은 차마 분단국가의 군대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였다.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각종 훈련을 축소하고 없앴다. 국방장관은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불미스런 충돌”이라 하는가 하면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상의하겠다는 말을 국민 앞에서 버젓이 할 정도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북한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전제로 대화를 원하고 도움을 청한다면 언제든 응하고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도와야 하는 건 지당하다. 그러나 핵무기로 위협하고 거듭된 군사 도발에 무방비로 끌려다니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부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 간의 삼각 공조로 대응한 건 안보상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회복하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한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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