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원장
이효상 원장

올해는 선거철이다. 3월 대통령 선거와 보궐선거, 그리고 6월 지방 자치단체장이나 시의원과 교육감 선거까지 이어진다. 이런 정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의 계절이 되면 고민이 많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분위기 속에서 얼떨결에 인기투표하듯 대통령을 뽑았다. 어디로 대한민국을 운전해 갈 것인지 제대로 묻지 않고 운전대를 맡겼다. 그러다보니 정치는 편 가르기를 계속했고, 경제는 기력을 잃고 실신 직전이고, 안보는 안보이니 불안하고, 외교는 어디를 보나 왕따였다. 갈갈이 찢어진 진영분열과 지역감정, 니편 내편만이 절대기준이 되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덮쳐 국민들의 삶은 일상이 뒤틀리고 경제적 피해가 불어나는 고통의 터널에 갇혔다. 국민이 당하는 가장 큰 고통은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대선의 특징은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이다. 좌파의 단합에 비하면 우파의 분열은 고질병이요, 치명적이다. 여권의 단일화는 일사분란한데 반해 야권의 각개약진은 단일화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신(新) 삼국지다. 후보들의 지지율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더 높다. 어느 후보든 “내가 나가야 이긴다”라는 자존심을 넘어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여러 직책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아파트선거관리위원장이다. 대학시절에도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한 적이 있지만 선거관리업무는 공정한 업무집행과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좋은 인재를 발굴하는 일이다. 아파트 동 대표 선출에도 제일 중요한 점은 결격 사유는 없는지를 심사하는 일이다. 아파트 동 대표를 해도 흠결이 없어야 한다. 주민의 참여를 위해 ‘합동연설회’를 여는 등 시도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출마자들이 자기편의 위주로 선거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대민 접촉과 정책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검증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거기까지는 거리가 멀다. “봉사직인데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다.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알아서 찍으라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 투표율이 떨어진다. 선관위는 그럴수록 정해진 ‘룰(rule)’과 ‘공정함’을 더 유지해야만 한다.

특히 정치인이라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비젼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러기에 통큰 정치 행보와 결단을 요구한다. 더 이상 승자독식 구조로는 더 이상 안된다. 1인 영웅시대는 이미 지나 갔다. 새로운 국정운영방식이 요구된다. 연정을 넘어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공동정부’로 가야한다. 더 나아가 필자도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분산 할 것을 후보자에게 강력히 주문하고 싶다. 역대 대통령들도 제왕적 대통령제 혁파를 주장했지만 실제 당선되고 나선 오히려 권력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갔다. 대통령에게 국무총리, 감사원장, 각 군 참모총장, 국가정보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헌법 재판소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주요공직 인사권이 있기에 인사권을 최대한 분리시켜야 한다. 장관을 내각에 등용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공공기관 332곳 가운데 74곳의 기관장이며, 청와대 직원 500여명 등 전체적으로 최대 10만명 정도까지 먹여 살릴 수 있다는데, 10만명의 충성파가 에워싸고 있다고 구중궁궐(九重宮闕)이 결코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줄을 서게 되고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국민을 개 돼지 정도로 보는 충성파가 생기는 것 아닐까. 여기에 우리나라의 대통령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당의 공천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이 맛에 대통령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권한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나라에서 ‘줄’이라는 말과 ‘구태’가 사라지지 않을까. 현재의 삼권 분립도 무의미하게 됐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KBS, MBC 등을 장악하고 권력을 견제할 장치를 무력화시켰다. 공수처에 이어 언론중재법(개정안)도 세계적 우려를 가져왔다.

이번 선거는 3월 9일 대선만으로 끝나는 선거가 아니다. 지방선거까지 이어진다. 정치판! 지금 이대론 더 이상 안 된다는 절박함이 정치인은 몰라도 일반 국민에게는 더 절실하다. 필자는 선거 때마다 전과, 사생활, 막말 등도 검증하고 무상복지나, 노인수당, 청년수당 등 과도한 금품공세로 표를 매점매석하려는 정책을 경계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과도한 복지는 바로 국민들의 세금으로, 인플레(inflation)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돌려막기 하는 코로나지원금이 여당의 선거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 포플리즘 복지 공약이나 선전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 이성적 판단력으로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국가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달콤하다고 찍었다간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국가부도가 아니면 앞으로 과도한 세금을 더 많이 걷겠다는 것을 응원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표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한다. 사실 포플리즘이 민주주의의 바른 정치를 병들게 하고 경제를 무너뜨리는 독성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정치 사기꾼으로부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달콤한 맛을 조심해야 한다. 달콤한 제안을 거절하는데서부터 민주주의는 성숙하고 발전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절대로 공짜를 좋아하면 안 된다. 어차피 빈공(空)의 공약(公約)일 수밖에 없다. 후보자의 사상과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을 주목하고 투표 전 후보자의 인물, 공약, 삶의 과정 등을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

대통령이든, 시장이든, 교육감이든 사실 후보자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유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을 지켜내고 국가안보를 굳건히 할 것인지를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정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이 전제되어야 할지 않을까. 지난 5년간 갈라치기로 비틀어지고 허물어진 법치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한 표가 얼마나 엄중한지, 총알보다 강한 그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투표’뿐이다. 자유민주주의는 ‘투표’가 ‘혁명’이다. ‘투표혁명’이 곧 ‘정치혁명’을 이룰 수 있다. ‘설마’하는 안일함이 결국 나라를 망친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단 한 표 차이로 역사의 물줄기가 바뀐 사례는 너무 많다.

유권자들의 투표혁명은 과연 가능할까. 유권자들이 작심하면 가능할까. 정치에 관심있는 중도층이 힘을 합치면 선거구도는 바뀔까. 중도층이 대선판을 어떻게 좌우할지 몹시 궁금하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고 삼키기도 한다. 오피리언 리더들이 중심을 잡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을 판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할 역할이 반드시 있다. 해당 후보의 정책과 가치관을 검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검증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표류하는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과연 누가 구할 것인가. ‘적폐청산’으로 시작한 문정부의 적폐청산은 누구로 가능할까. 코로나로 어려움 속에 있는 중소 상공인들과 산업경제는 누가 살릴까. 북의 미사일에 구멍 뚫린 안보불안 누가 지킬 것인가.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린다는 자조를 종종 듣는데, 국민들에게 ‘투표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라는 찬스가 아직도 남아있는 건 축복이다. 정치혐오는 쉽고 투표는 멀지만, 이번처럼 불확실성이 큰 선거에서 유권자들 하기에 따라 나라의 미래가 달라진다. 모든 유권자가 투표해야 한다. 투표장으로 가자. 투표용지를 들고 있을 때 주인이다. 그 어느 때 보다 한 표가 절실하고 중요하다. 코로나 위기 가운데서도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해야 하는 이유다. 한 표가 미래를 결정짓고 세상을 바꾼다. 국민을 섬긴다는 정당과 정치 후보자들이 국민들을 편안하게 했다면 그대로 가도록 해야 하겠지만 불편하고 어렵게 했다면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선거판에 결코 ‘대세’란 없다. 선택은 오직 국민에게 달려있고, 언제든 한순간에 허물어 질 수 있다. 유권자들의 투표혁명으로 유쾌한 반란을 기대하면서.

이효상 원장(칼럼니스트, 다산문화예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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