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교수
가진수 교수
패니는 차 한 잔을 아이들과 함께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이 아주머니가 가기 전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혹시 아이들을 사랑하느냐고 물은 후에 썼던 내 시의 몇 구절을 여러분들에게 암송해주고 싶어요. 나는 마음과 영혼을 다해 여러분들을 사랑해요. 그리고 아마도 여기에 있는 어린이 여러분들에게서 미움을 받는 것보다 차라리 어른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이 좋을 것이에요.”

아이들을 사랑하나요? 얼마나 놀라운 질문인지!
정말로 찬 심장을
감정이 없어도 바꿀 수 있으니
그들의 자유롭게 넘쳐나는 웃음으로부터.
네, 충심으로 전 그들을 사랑합니다.
모든 아이들을 축복하소서!
나는 그들 중의 한 아이가 되어
그들의 장난과 재미를 함께 즐기고.

아이들을 사랑하나요? 나는 결코,
결코 거리에서 그들을 지나칠 수 없으니,
내 모든 맥박은 깨어나고,
내가 만나는 모두에게 사랑의 전율을,
나는 아이들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었지.
내 마음이 외롭고 슬플 때,
나는 멀리서 그들의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지,
그리고 그들의 음악은 나를 기쁘게 하네.

   아이들은 패니가 집으로 들어갈 때 주위에 꼭 달라붙었고, 아이들의 부모들은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환영하며 기쁘게 맞이했다. 패니는 어린이들을 만나 행복했고 그 보답으로 헤어지면서 그들을 위해 시를 암송했다.

오늘 영광스런 손님들과,
이 가정에서, 전 기쁘게 머물 것입니다,
전 왔습니다, 많은 친구들을 보기 위해,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과 차 한 잔을 하기 위해.

당신의 꽃 같은 계획은 ,
열광 같은 기쁨으로 칭찬이 퍼지고,
당연한 것이죠, 왜냐하면 우리 역시
모든 곳에서 당신의 일을 쫒았으니까요.

식당은 조심스럽게 차려지고,
여름 데이지 꽃들은 저만큼 피어 있습니다,
푸른 초원의 예쁜 데이지 꽃들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그 경치에 더 합니다.

그러나 들어 보세요! 신호가 들립니다.
더 머물 수가 없겠네요.
사랑하는 친구들과 모든 손님 여러분
곧 제 부름에 대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데이지 꽃들의 행렬이 기억될 것입니다.

   패니는 어린아이들을 매우 사랑했고 그들을 위해 많은 시를 지었다. 그리고 후에 찬송가를 쓰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찬송가도 많이 썼다. 그 많은 찬송가 가운데 우리 찬송가에 한곡 “만일 내가 예수님께 간다면”(찬송가 565장 ‘예수께로 가면’)이 실려 있다.

만일 내가 예수님께 간다면 그분은 나를 기쁘게 하실 것이네,
그분은 내게 즐거움을 주시네, 내 맘이 슬플 때.
만일 내가 예수님께 간다면 나는 행복하게 될 것이네,
그분은 부드럽게 부르시네, 나 같은 작은 아이들을.

<찬송가 565장>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걱정근심 없고 정말 즐거워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가 다니고 커서 가르친 주일학교 성경공부 교실

   당시 많은 어린이들이 교회 주일학교에 다녔다. 교회 주일학교는 브래드베리의 찬송가의 영향이 크게 미쳤다. 브래드베리는 교회와 주일학교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로 음악을 사용했다. 시대적인 환경도 주일학교를 활성화시키는 한 부분으로 작용했다. 주일학교 찬송의 보급을 쉽게 할 수 있는 철도의 확충과 싼 펄프 종이의 발명과 제본, 인쇄술의 발전 등도 주일학교 찬송을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대중성을 갖게 했다.

   크로스비는 어린이들을 사랑했고 그들의 신앙성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맨해튼의 코넬 메모리얼 감리교감독교회의 성도로 있는 동안 1890년 1,200여명의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모으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그녀 또한 그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며 주일학교를 위한 교재를 만들었다.

   교회의 주일학교에서는 어릴 때부터 신앙의 기초를 쌓아나가는 신앙교육의 하나로 절제, 사회 개혁, 예절과 도덕 같은 교육이 강화되었다. 탄탄한 주일학교의 신앙교육은 미래에 미국이 복음주의로 커나갈 수 있었던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당시 교회는 주일학교를 좋은 나무로 자라기 위한 하나의 씨의 역할로 이해했다. 1824년 전국이 주일학교연합으로 통합되면서 주일학교 전도자들이 생겨났으며 그들은 이 마을 저 마을로 걷거나 말을 타고 다니면서 복음전도를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1860년경에는 전국에 엄청난 주일학교를 만들어냈다. 거의 50여년이 지나자 전국의 어린이들 가운데 5분의 1이 복음주의적 주일학교 어린이들이었다.

   음악 지도자들이 주일학교에 함께 참여한 것은 주일학교 발전에 기폭제였다. 주일학교 찬송에 기초를 만든 브래드베리를 비롯해, 아이작 와트는 어린이 찬송가 편집가로 존경을 받았다. 모든 주일학교 찬송가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찬송가 563장 ‘예수 사랑하심은’)는 1860년대 소설 ‘말과 표적’에서 처음 등장했다. 어떤 이들은 이 찬송가를 주일학교 운동 주제가라고도 불렀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나는 이것을 안다.
성경이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기 때문이다.
어린 우리들이 그분에게 속해 있고
우리들은 약하지만, 그분은 강하시다.

(후렴)
그렇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성경이 나에게 그렇게 말해준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하늘의 문이 넓게 열리고
그분은 나의 죄를 씻겨줄 것이다
그분의 어린 아이를 들어오게 하라.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여전히 나를 사랑하신다.
비록 내가 약하고 아프다 해도
나는 죄에서 자유로울 것이다.
나무 위에서 피를 흘리고 죽어감으로 인해.

<찬송가 563장>
예수 사랑하심을 성경에서 배웠네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후렴)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쓰였네.

나를 사랑하시고 나의 죄를 다 씻어
하늘 문을 여시고 들어가게 하시네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

   크로스비는 주일학교를 대표하여 개신교 개혁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범국가적으로 주일학교 집회를 장려하는 등 주일학교를 위한 개혁 작업들을 실시했다. 크로스비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시를 많이 썼다. 그녀가 일생동안 쓴 어린이들을 위한 시의 주제는 그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녀는 1864년 ‘골든 센서’를 발표하였다. 그 시에서 기도하는 아이들이 조국을 더욱 사랑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고 조국의 안녕을 위해 기도했다. 다른 곡에서는 캠프 모임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문답형식의 노래를 만들었다. 그녀는 교회의 주일학교를 행복하고 안정된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표현했다.

   크로스비는 주일학교를 행복한 하늘로 표현했다. 특히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행복한 하늘로 표현했는데 ‘아무도 슬프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생각하는 주일학교의 목적은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구세주께로 올바로 이끄는 것이었다. 브래드베리와의 모든 찬송가 작업은 이 목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그녀의 모든 시에도 이 목적이 기초가 되었다. 브래드베리가 죽은 후 주일학교 찬송가는 크로스비의 친구인 윌리엄 돈과 로버트 로우리에 의해 편집되고 발행되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주일학교 찬송가는 발전을 거듭했으며, 어린이들에게 좀더 아름답고 좋은 찬송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돈과 로우리가 1875년 편집해서 만든 ‘브라이티스트 앤 베스트(Brightest & Best)’란 주일학교 찬송가에 크로스비의 찬송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찬송가 384장(나의 갈길 다가도록)과 380장(나의 생명 되신 주), 615장(그 큰 일을 행하신) 등이 있었다.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가 어린 시절 다녔던 330년 역사의 올드사우스이스트(Old Southeast) 교회

   크로스비의 어린이 찬송가에는 하늘의 소망, 죄지은 이들의 회개,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한 위로 등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는데 하늘의 소망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서 만들어졌다. 하늘의 소망에 맞추어 현재의 삶에서도 그녀는 많은 주제를 가져왔는데 근심과 걱정에 지친 어린이들과 위로와 안정이 필요한 어린이들, 그리고 누군가가 옆에서 돌봐줄 필요가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주제의 찬송가를 만들었다. ‘브라이티스트 앤 베스트’ 주일학교 찬송가는 예수의 피를 강조하는 크로스비의 큰 특징이 나타나있으며 어린 학생들에게 복음주의적인 신앙고취를 위한 내용으로 이루어져있었다.

패니 크로스비
패니 크로스비가 예배 드렸던 올드사우스이스트 교회 예배당

   그녀의 찬송 중 일부는 “왜 믿지 않는가?” “아직도 결정 못했니?” “미루지 말라” “예수에 대한 믿음을 구하라” 등의 문답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라” “몸과 손을 위해 할일이 있다” 등의 훈계의 내용도 있었다.

   크로스비는 찬송가를 통해 기도하고 위로하고, 그리고 경고하고 훈계했다. 그러나 그녀는 형벌이나 저주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의 찬송가의 내용과 지향하는 방향은 그 시대 가장 유명한 복음전도자인 드와이트 무디를 닮았다. 그녀는 ‘브라이티스트 앤 베스트’를 통해 주일학교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그녀의 시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모든 인생의 근심에 대한 해답은 오직 그리스도이다.’였다.

   1889년 로우리와 돈 박사는 주일학교 찬송가 ‘브라이트 어레이(Bright Array)’를 출간했다. ‘브라이트 어레이’는 크로스비의 곡을 중심으로 했고 주일학교의 새로운 찬송가가 되었다. 이 찬송가에서 크로스비는 밝고 쾌활하고 명랑한 주제들을 썼다. 그리고 정직과 근면, 책임감, 친절의 주제가 폭넓게 강조되었다. 또한 1870년 돈 박사는 비글로 & 메인 출판사를 통해 ‘헌신의 노래들’이란 찬송가를 편집했다. 이 찬송가에 실린 크로스비의 많은 찬송가에서 그녀는 특히 절제에 대한 주제를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패니 크로스비의 주일학교에 대한 열정은 그녀를 초대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 뉴욕 전 지역의 주일학교 학생들을 만나고 대화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74살 되던 1894년 봄에는 배를 타고 브룩클린으로 가서 로스 스트리트 장로교회에 있는 600여명의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녀가 평생 하늘나라에 가는 그 순간에도 끊임없는 그녀가 쓴 찬송가의 주제였고 찬송가마다 주일학교와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이 녹아있었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