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3. 죄의 반복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듯이 죄는 계속해서 더해지고 발전하는 속성을 가집니다. 우리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것처럼 처음에는 별일 아닌 잘못을 계속 방치하면 점점 나쁜 습관이 되고 나쁜 습관은 결국 범죄로 이어집니다. 죄는 죄를 낳고 세월과 함께 키가 자라고 몸집도 커지고 규모도 방대해지고 수법도 대범하고 치밀해집니다.

일순간의 판단 착오로 하와는 하나님이 금지한 나무의 열매를 따 먹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동시다발적으로 아담도 그녀의 일에 동참했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이므로 아담은 하와 혼자 죄를 뒤집어쓰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아담도 나무의 열매를 먹고 말았습니다(3:6). 불신자들 사이에선 “나무 열매 하나 먹은 것 가지고 그러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미안하지만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인류 최초, 최고의 범죄였습니다. 자식이 부모의 말씀을 경히 여기고 불순종하는 것은 그 시초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따끔하게 꾸짖었더라면 반발하지 않았을 터인데 처음에 그 불순종을 묵인하거나 방조했기 때문에 커서는 그래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계속해서 말을 듣지 않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는 하나님에 대한 최초의 불순종이자 범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는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반드시 회개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에게도 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네가 어디 있느냐?”(3:9)며 부르셨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담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아담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10절을 보세요.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완전히 변화된 아담의 모습을 봅니다. 분명히 2장 25절에서는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3장 10절에서는 부끄럽고 두렵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합니까? 아담에게 죄가 심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죄로 인해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무엇인지 몰랐던 아담에게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찾아들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 본성에 심겨진 죄에 대한 원초적인 의식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지으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도록 지으셨고, 그 지은 죄에 대한 형벌을 두려워하도록 지으셨습니다. 만약에 죄를 짓고도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는 정말로 ‘양심에 화인’을 맞은 자일 것입니다. 그는 완전히 악의 화신인 사탄의 영에 미혹되어 사로잡힌 자일 것입니다. 사탄의 영에 사로잡힌 자의 특징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살인을 하고서도 전혀 부끄럽게 생각지 않는 범죄자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마다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으로 죄를 지은 인간의 행동 패턴이 무엇이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죄를 지으면 재빨리 하나님에게로 나와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담의 행동은 정반대로 “숨었다”고 말합니다. 아담은 하나님이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즉시 하나님 앞에 나아와 무릎을 꿇고 “제가 잠시 판단 착오로 큰 잘못을 범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라고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담은 하나님의 눈을 피해 숨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죄를 지은 인간은 똑같이 행동합니다. 실수나 혹은 잘못을 하거나, 자신에게 조금 힘들거나 불리하거나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앞에 와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슬슬 피하거나 도망하거나 숨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죄인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이런 죄인들은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징벌을 피하지 못하고 불행한 인생살이를 계속하는 것입니다. (계속)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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