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코로나’를 앞두고 일부 완화된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으나 유독 종교시설에만 과도한 제재가 이어지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18일부터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한 배경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제재를 해제함으로써 국민 편익을 도모하려는데 있다. 그런데 일반 다중이용시설에 가해졌던 제재는 거의 사라진 반면에 종교시설의 경우, 일부 완화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 수도권의 교회는 4단계 거리두기 하에서 예배 등 종교활동을 할 때 수용 가능 인원 중 10%, 99명 한도 내에서만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거리두기는 99명 상한선을 없앴다. 이에 따라 예를 들어 1천석 규모의 교회는 100명까지, 5천석 규모는 500명까지 예배드릴 수 있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것이 백신 접종 완료자만 모일 때 최대 20%까지 늘릴 수 있게 된 점이다.

교계는 교회 규모에 상관없이 99명 상한선이 없어지고 백신 접종 완료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종교시설과 유사한 일반 공연장 등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특히 지역의 교회들을 중심으로 종교시설에만 유독 엄격한 정부의 방역수칙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 표출하기 시작했다. 당국이 99명 상한선을 없앤 것을 마치 교회에 큰 시혜라도 베푼 것처럼 해석하고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상한선은 처음부터 교회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지금 와서 해제하는 게 무슨 혜택이냐는 거다. 특히 100석 안팎의 작은 교회들은 별 의미를 두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차별을 주장하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는 14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기간에 1만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교회에 대해 또 다시 형평성에 어긋난 정책을 추진한다면 교회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가 2주간 방역 연장 정책을 22개월 동안 실시하는 등 독재주의적 정책을 추진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정부의 편파적인 방역정책을 참다못해 거리로 뛰쳐나오는 교회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기독교총연합회 소속 30여 교회, 120여 명의 교인들은 18일부터 열흘간 시청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행정법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거리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목적이 오직 “정상적인 예배 회복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교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방역정책을 수립하고 사회 각처에서 시행하는 과정에서 특히 종교계가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온 국민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에서 교회만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유흥시설보다 못한 취급을 교회가 받아야 할 이유가 뭐냐는 불만과 자조 섞인 탄식이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를 대변해 준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번 거리두기 일부 완화 조치를 보면 정부와 기독교계 사이에서 드러난 엇박자뿐 아니라 서로의 간격이 더 벌어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종교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역 당국이 발표한 거리두기 조정안은 접종 완료자의 참여 범위를 확대했고 이를 종교시설에도 적용했다”며 “새로운 거리두기에 따라 교회도 철저히 방역을 지켜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치 종교시설에 무슨 큰 혜택이라도 준 것 같은 뉘앙스다.

서로의 시각차라면 좋겠지만 더 우려되는 점도 있다. 13일 정부가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는데 종교계가 속한 사회문화 분야 민간위원 중에 문화 관광 체육 인사만 있고 종교계는 단 한 명도 없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국민과 함께’ 이달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고 민간자문단에 종교계 인사를 한 명도 넣지 않은 것은 종교계는 국민이 아니라는 해석밖에는 다른 말로 설명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교계 인사들이 정부와 교회 간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하자 이를 수용해 그 후 7대 종단과 문체부, 복지부, 행안부가 참여하는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협의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과연 이 협의회가 몇 번이나 모였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제대로 가동돼 서로의 형편을 살피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면 종교계, 특히 예배를 목숨처럼 여기는 한국교회에 일방적인 희생과 피해가 전가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것이 일선 목회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부가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고 일상회복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 준비에 들어간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피로도와 경제적 피해 누적, 사회적 양극화 심화 등 사회 전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삶의 절벽 끝까지 몰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인공을 위한 특별한 배려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종교를 아예 별개 또는 예외로 취급하려는 건 곤란하다.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마다 종교시설, 특히 한국교회를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몰아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곤 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야말로 코로나19의 희생자이자 정부의 과도한 정책으로 교회에서 예배드릴 신앙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최대 피해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의 정책이 피해자를 역차별하는 수준으로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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