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취현 변호사(행동하는프로라이프 사무총장)
연취현 변호사(행동하는프로라이프 사무총장)

“변호사님!” 인권위원회에서 변호사님 앞으로 뭐가 왔는데요?”
”인권위? 인권위 사건 없는데, 뭐가 와? 안내문이면 버리지?”하며 뜯어보다가 화들짝 놀란다.
허걱!!! 진정이 들어와 조사하려고 하니 출석하란다....
의뢰인들께 법원이나 검찰에서 온 소장이나 출석요구서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말고 일단 전화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니 정신이 혼미하다. 무슨 일이지??????
가능하면 지킬 수 있는 모든 법을 지키고 사무실을 운영해오고 있는데... 인권위라니... 혹시 얼마 전 그만둔 직원??

나는 개인 법률사무소의 대표이다. 2명의 직원들과 가급적 마음을 열고 가족처럼 지내려고 노력하고, 시간 날 때마다 개인사에 대해 나누면서 교제하는 것을 즐거워한다(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직원이 개인적으로 안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가급적 나도 스트레스를 덜 주려고 노력하고, 위로해주면서 회사 안에서도 될수록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야 신뢰가 쌓이고, 일에도 능률이 오른다고 믿는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로 뽑았던 직원은 내가 개인적 일상을 나눌때 마다 불편해하고, 질문에 답을 안하려고 하는 싫은 기색을 느꼈다. 자꾸 거리감이 생기니 일을 시키면서도 나도 눈치를 보게 되고, ‘어디가 아픈가?’, ‘내가 말하는 방식이 불편하게 하나?’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결국 은연중에 해야 할 일을 말하기 편한 직원에게 시키게 되고, 일을 많이 맡은 직원은 일을 나눠하자고 말해도 자기가 지시받은 일이 아니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둥 직원간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결국 나중에 들어오고, 내 맘도 불편한 직원에게 사직을 권고하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도 노동위도 아니고, 인권위? 이건 뭐지??

차별금지법 통과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일을 스토리 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결론까지 구상해 보기는 했지만, 결론이 중요한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이 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그 파급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소송을 수행하는 당사자들은 승소를 하더라도 소송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큽니다. 누구나 고소장을 받으면 긴장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염려하기 마련이며, 비용지출은 별도로 발생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또한 작은 사업장의 장점이 직원들과 가족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인데, 사장인 내 맘이 불편한 것은 고용 계속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도가 점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법률의 가장 문제조항은 제3조 제②항 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의당 한 여성 의원이 이 조항을 제일 사랑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제대로 문제를 찾은 셈인가 싶습니다.) 그 내용은 ‘제1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외견상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그 기준이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야기하고 그 기준의 합리성 또는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한 경우에도 차별로 본다.’ 입니다. 외견상 중립적인 기준이라도 결과에 따라 차별로 인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 기준을 정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입증할 책임은 차별행위를 자행했다고 지목되는 가해자(?)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규모 사업장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대표자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을 정하여 근로환경을 만들었더라도 막상 운용해보니 누군가에게 불리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그것은 차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말도 알되는 논리인가요? 본래 사람은 완전하지 않으므로 일단, 중립적인 기준을 정하고 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시정해나가면 되는 것이고(이것은 어느 집단에서나 늘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의 논지는 중립적인 기준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이것은 차별이니, 너의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법 개정 직후부터 문제점이 지적되어 계속 보완을 논의하면서 운용되고 있는 임대차3법은 심각한 차별이 아닌가요?)

이것을 법적으로는 ‘입증책임의 전환’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예외는 양 당사자의 법적 지위에 있어서 차등이 있고 증거로부터의 거리가 현저히 차이가 있어(증거가 한 쪽에만 편중되어 있는, 예를 들면 의료소송과 같은 경우를 말합니다.) 법적 절차에 있어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측에 대해서 인정되는 절차적 배려입니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에 정한 5가지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차별(괴롭힘 포함)에 대해서 이런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에 수긍하기가 어렵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여러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무슨 일에서인지 각종 단체들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의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이상민 의원이 곧 발의를 앞두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 보도되고 있습니다.

변호사로서는 이 법이 통과되면 엄청나게 많은 분쟁과 사건이 생길 것이고, 인권위 조사에 대동하거나 인권위 대응을 시장으로 삼아 전문성을 쌓으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다지 나쁜 뉴스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법률가회의 법률가들과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이 법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이 법에 숨겨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는 모든 국민이 그 이유를 각자의 시각에서 찾아볼 때가 아닐까 합니다.

연취현 변호사(연취현법률사무소 대표, 행동하는프로라이프 사무총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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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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