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잠정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휴전 기간이 끝난 후 전쟁이 재개될지 아니면 그대로 끝날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번 전쟁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살될 때 만해도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란의 저항이 이어지면서 인접국에까지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전 세계에 ‘오일 쇼크’라는 거센 파고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중동전이 장기화하면서 겪는 경제적 여파와 함께 전쟁 피로감에 따른 편 가르기가 확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번 전쟁을 강자의 일방적인 ‘약육강식’으로 몰아가는 쪽은 미국을 침략자로 규정해 반미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있다. 이런 논리를 이슬람 계율 아래 모진 인권 탄압을 견뎌온 이란 국민들이 용납할지 의문이 든다.

다른 한쪽에선 이 전쟁을 ‘종교 전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의 충돌로 해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이분법도 적절해 보이진 않는다. 과거 이라크전쟁 때도 ‘십자군 전쟁’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국제사회로부터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사실 이번 전쟁은 이란이란 나라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수립된 이슬람공화국 체제에서, 종교지도자(최고지도자)가 국가의 모든 권력을 거머쥐는 ‘신정 체제’를 유지하는 나라다. 외형적으론 대통령과 의회, 헌법과 같은 민주주의 제도를 갖추었지만, 실은 최고지도자가 이슬람이란 종교적 절대 권력을 기반으로 모든 걸 차지하고 있다.

이란은 ‘꾸란’의 계율을 절대시하는 ‘신정 체제’ 속에서 오랜기간 종교적 권위를 무기로 무수한 국민을 학살하고 혹독한 인권 탄압을 가해왔다. 지난 2022년 9월 히잡 시위 무력 진압과 지난 1월 ‘피의 수요일’으로 불린 대규모 학살 자행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21세기에 국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면서 모든 걸 종교적 명분으로 포장하는 나라가 이란 말고 또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데도 진보진영 일각에선 미국의 일방적인 약탈이자 내정간섭으로 규정해, 반미운동의 불꽃을 키우려 하고 있다.

그런데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동안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 바로 생명의 소중함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 죽어가는 생명을 보면서 어느 편에 설 건가를 놓고 따지고 편 갈라 싸우다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절대 가치를 완전히 망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논리로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전쟁이 속히 끝나고, 이란이 부활하신 주님의 “샬롬”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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