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책임 당사자로서의 역할

김동진 목사
김동진 목사

우리는 생명의 제공자로서 남성에게 분명한 책임있는 행동이 요구되며 생명운동의 당사자로 이러한 요구가 얼마나 타당한 지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당사자인 남성들 편에서의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내려는 직접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생명 운동에 관한 다양한 현실 과제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도록 적극적인 발언과 참여가 요구된다. 더욱이 그 사안이 남성의 책임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 강력한 요구가 남성의 목소리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남성들이 특별히 집중해야 할 현안은 낙태에 있어서 남성 책임법을 도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남성 책임법의 부재는 임신에 대한 남성의 책임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책임을 면책토록 해서 수수방관하거나 오히려 여성에게 낙태를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법적 처벌이 없음을 악용한 태아에 대한 철저한 외면과 유린을 가능하도록 조장하였다. 이는 어떤 면에서 낙태 방조에 해당하며 낙태의 공모와 협박의 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명 유린의 문이 자유롭게 열려있었던 것을 생각할 때 이대로 남성에 대해 도피로를 만들어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에 다다를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남성 책임법은 지금까지 여성에게만 국한되어 있던 임신과 낙태에 드리워져 있던 책임이 남성들에게도 동일하게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고 처벌로까지 가져가도록 하는 의도를 가진다. 이러한 의도에 맞게 이번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새롭게 만들어져야 할 새 개정안에는 반드시 남성 책임법에 대한 조항이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고로 낙태를 허용하고 방조하도록 하는 더 이상의 어떠한 요소도 남지 않도록 남성들의 도피로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남성이 해야 할 중요한 움직임은 무엇보다 남성 책임법을 남성들의 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남성과 관련된 사안에 여성들이 그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것보다 남성 스스로가 주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움직임이 태아와 여성을 보호해야 할 남성의 역할이 사회 보편적인 덕목이 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Ⅳ. 나가는 말

우리는 앞서 미국의 전통적 가정의 가치 속에서 남성의 의미를 찾아봄을 통해 미국 프로라이프 운동의 전개 속 남성의 역할과 순기능을 살펴보았다. 또한 아직 개척의 시간과 같은 한국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에 이러한 미국의 사례들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의 상황이 미국이 지금까지 걸어온 50년의 프로라이프 운동과 비교해 어떠한 성과를 내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며, 그러함에도 1973년 미국의 낙태합법화의 시기와 비교하였을 때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우리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후 낙태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사이의 공방 속에서 국내 프로라이프 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2021년 1월 현재, 낙태죄 개정안의 공백 상태는 새롭게 개정되어야 할 법안을 두고 프로초이스 측과의 극렬한 대립이 예상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하겠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프로라이프의 움직임은 윤리와 종교 뿐 아니라 정치, 언론, 기업, 의학, 문화, 교육 등 다양한 그룹에서 연구와 토론을 통하여 더 견실하게 다져지며 세워질 필요가 있다. 그 중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그룹은 바로 남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남성은 프로라이프 운동이 단지 여성 운동에 대항한 또다른 여성 운동이 아닌 진정한 생명 운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도록 만드는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의 중요성에 반해, 아직 프로라이프 운동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당사자인 남성들의 생명에 대한 무지와 무관으로 인한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시도해야 할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의 과제는 아직 방관자에 지나지 않는 남성들에게 프로라이프의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라 하겠다. 더 이상 남성이 프로라이프 운동에 무지, 무관한 존재가 아닌 여성과 동등한 책임의 동반자이며, 태아의 생명 제공자이자 보호자이며, 생명 가치 수호에 있어서 책임있는 당사자라는 정체성을 심어줌으로서, 작게는 프로라이프의 참여를 유도하고 크게는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의 전략적 인재를 육성하는 것에 역량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우리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과제는 낙태에 대한 남성의 책임을 부여하는 시도라 하겠다. 그동안 묵인되던 남성의 책임을 이제 남성의 목소리로 요구함을 통해 앞으로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더 나아가서는 프로라이프 운동의 실제적인 성과인 낙태률의 감소를 통해 보다 빠른 기대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더 효과적으로 해나아가기 위해 남성 위주로 설립된 남성 프로라이프 단체가 존재한다면 이를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해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토양을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존의 프로라이프 운동과의 협력과 연계라 하겠다. 앞서 움직이고 있는 다양한 프로라이프 운동에 지원과 협업을 통한 프로라이프 생태계를 확장하는 일에 힘을 모으고, 한편으로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의 지지를 이끌어냄을 통해 프로초이스를 능가하는 프로라이프의 저변을 확보하는 것을 위해 나아감으로 이 땅에 생명에 대한 가치가 세워지고 낙태가 사라지는 그 날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 (끝)

김동진 목사(카도쉬아카데미 교육위원장, 일산하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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