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만 1년이 지났으나 일일 확진자가 300명대에서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하고 있어 자칫 4차 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7일까지 확인한 ‘변이 바이러스’ 국내 확진자는 모두 51명. 지난해 말 영국에서 입국한 가족에게서 처음 확인된 뒤 남아공, 브라질 등 해외 입국자들에게서 계속해서 발견되면서 이들에 의한 2차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의 1.7배나 되고 백신의 효능도 검증이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변이 검사를 강화하고 의무 격리를 더 철저히 하는 게 관건이다.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첫 감염된 사례도 자가 격리 중 가족과 친척을 만난 것이 원인이었다.

만 1년 전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는 중국 우한에서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중국인이었다. 입국 당시 발열, 오한 증세를 보인 해당 중국인은 질병관리본부에 의해 즉시 격리병상에 격리조치 됐다. 그러나 문제는 무증상자들이었다. 당시 우한 등 중국 각지에서 국내로 들어 온 많은 중국인과 유학생들은 발열 등의 특별한 증상이 없는 한 격리조치 없이 각지로 흩어졌다.

정부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지 사흘 후인 지난 해 2월 23일이 돼서야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의협 등 전문가들이 정부에 당장 중국 우한 등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봉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으나 묵살되었다. 결과론이지만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초기단계에서부터 해외 유입을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코로나19를 조기 졸업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점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거의 매주 정례 브리핑 때마다 “이번 주말이 고비”, “이번 연휴가 고비”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그 말을 종합하면 지난 1년 365일 동안 코로나19 확산의 고비가 아닌 날이 하루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볼 수 있지만 무조건 조심하라는 말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6일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를 설 연휴기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8일부터 비수도권 내 음식점 카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을 오후9시에서 10시까지 한 시간 연장했다. 그러자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집단적인 불복 움직임이 일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여 지속되면서 이런 광경은 흔한 일상이 돼버렸다. 그 근본 원인은 방역 기준에 형평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채 획일적으로 적용한 데 있다. 예를 들어 헬스클럽 등 실내 체육시설의 영업시간을 단축할 경우 그만큼 이용자들의 분산 효과를 떨어뜨려 도리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과밀 접촉에 따른 위험도를 시설 공간 규모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역 기준은 종교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일부 교회와 유관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다고 좌석 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20인 이하로 규제한 것은 그 중 최악이다. 그 후 좌석 수에 따라 수도권 10%, 비수도권 20% 이내로 전환했으나 작은 규모의 교회들에는 ‘역차별’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광주시는 일부 교회와 대안학교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관내 모든 교회의 예배를 비대면으로 전환토록 행정조치 했다. 이 또한 ‘단체 기합주기’의 전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 했으나, 정부의 방역 기준이 과학적, 의학적이라는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 특정 집단이 들고 일어나면 들어주고, 교회는 단체로 벌주고, 매번 이런 식의 일관성 없는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부가 발표 때마다 매번 “이번 주가 고비다”, “이번 주말만 잘 넘기면 희망이 보인다”, 심지어 문 대통령까지 “긴 터널의 끝에 와있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그런 직후에는 신기할 정도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곤 했다.

지금까지 집단적인 감염사태는 주로 다중 이용시설 중 병원, 요양원, 종교 유관시설 등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위험도가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그밖에는 자율적인 방역의 질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단체 기합주기’식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지난 1년 동안 교회와 유관시설에서 확진자가 끊이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기독교 공동체도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내 부주의로 지역사회와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게 하면서 복음적 열정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더구나 숱한 교회들이 예배까지 차압당하는 희생을 치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정부와 방역당국도 지금과 같이 주먹구구식, ‘단체 기합주기’식 방역으로는 전문가들이 경고한 제4차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민 삶을 중심에 둔 효과적인 거리두기 개편으로 코로나19 방역이 과학, 의학의 영역임을 보여줄 때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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