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의 교사가 아동학대 의심사례를 보거나 듣지만, 신고를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은 다섯 명 중 한 명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고했다가 오히려 교사가 부모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아동의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사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응답 교사 800명 중 318명(39.8%)이 학대 의심사례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교사들이 목격한 아동학대 유형은 '신체 학대'가 37%(18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방임 및 유기' 32%(158명), '중복 학대' 15.4%(76명), '정서 학대' 13%(64명), '성 학대' 2.6%(13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아동학대를 목격하고 있지만, 이를 쉽게 신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아동학대 신고 경험이 있는 교사는 약 10명 중 2명(19.3%)에 그쳤다.

대다수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를 망설였다. 아동학대 신고를 망설인 적이 있다는 교사는 60.1%(466명)에 달했다. 이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주된 이유는 '신고 후 아동의 상황이 더 나빠질까 봐'(33.8%) 우려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여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32.5%)라는 응답도 많았다. '가해 주 양육자의 위협 때문에' 14.1%, '신고 후 진행 절차에 대한 불신' 10.9%, '신고 이후 소송에 시달릴까 봐' 8.7%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 76곳의 학대 피해 아동 쉼터 수용 가능 인원이 1000명이 조금 넘는 상황에서 피해 아동을 인근의 쉼터로 옮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잠시 분리될 뿐, 대개 가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교사들은 "내가 괜히 부모와 아이를 갈라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경우도 많다"거나 "신고 후 아이에게 왜 그런 말을 밖에서 하고 다니냐며 더 많이 학대하고 때리는 부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교사는 의료·복지기관 종사자보다 가해·피해자와의 관계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가해자로 지목된 부모가 '신고자가 담임교사 아니면 보건교사'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설문에서 "담임이 아이를 꼬드겨 가정불화를 일으켰다고 거꾸로 공격을 당했다",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책상 던지고 신고한 XX 나오라고 난동을 부렸다", "부모가 소송을 진행했고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결국 신고자가 노출됐다"고 털어놨다.

많은 교사는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선할 점(중복 응답)으로 '신고 후 학대를 저지른 주 양육자와의 분리'(76.5%)를 꼽았다. 이외에도 '신고자의 신변보호'(70.1%), '가해 주 양육자의 소송에 대한 신고자 보호'(55.8%), '복지 시스템 강화를 통한 학대 징후 가정의 조기 발견'(35.4%) 등을 개선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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