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분열된 보수 연합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함으로써 연합기관의 통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합동 측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제105회기 첫 실행위원회를 열고, 현재 세 개로 분열된 교계 보수 연합기관들을 하나로 만드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합동 측이 연합기관 통합에 총회적인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 9월 2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05회 총회에서 본격 제기되었다. 당시 총대들은 총회가 교단교류협력위원회를 재설치하고, 분열된 교회연합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선도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당시 헌의안에는 “각 교회연합단체의 가입과 탈퇴 및 합병 등의 일체 방법론과 이에 따른 재정사용을 임원회에 전적으로 맡겨 시행하도록 결의해 주시기 바란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 총회로 모든 안건을 다 현장에서 처리할 수 없는 관계로 이 헌의안은 임원회에 맡겨졌고, 임원회는 이 문제를 추진할 5인의 교단교류특별위원회를 조직했다.

합동 측이 유독 연합기관 통합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연합기관의 분열에 따른 대정부 창구의 혼선으로 한국교회의 대사회 대정부 영향력이 현저히 위축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교회가 더욱 큰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을 우려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교회의 공예배마저 공권력에 의해 침해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현실에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의기의식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동 측이 단지 연합기관 통합의 의지를 표명했다고 해서 이 문제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연합기관 간에 역학관계와 각기 풀어야 할 난제들이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분열의 시간이 길수록 이런 문제들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져 단숨에 풀어내기가 여건 어려운 게 아니다.

다만 합동 측이 지금 시기에 이전과는 다른 의지와 결단으로 앞장 서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본다. 특히 소강석 목사는 이전부터 연합기관 통합에 대해 남다른 신념과 소신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9월에 합동 총회장에 선출된 소 목사가 올 12월에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이 되면 그의 평소의 소신이 어떤 식으로든 구체화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되었다.

한교연에선 차기 대표회장 후보로 한장총 대표회장을 지낸 송태섭 목사가 단독 확정됐다. 경선이 아닐 경우 단독 후보자를 만장일치 박수로 추대해 온 전례로 볼 때 차기 대표회장이 유력시되는 송태섭 목사도 선관위에 제출한 후보 소견서에서 첫 번째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강조했다.

송 목사는 “한국교회가 사분오열되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는 일에 일체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임하겠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세상에 ‘일어나 빛을 발하는 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그동안 한교총과도, 한기총과도 여러 차례 통합을 위한 깊은 논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한교총과는 통합 창립총회까지 개최하고도 정관 문제로 골이 깊어지면서 그 간격을 끝내 뛰어넘지 못했다. 또한 한기총과는 양 대표회장 간에 모든 문제가 합의되었으나 전광훈 목사의 전격적인 구속으로 직전에 무산된 바 있다.

연합기관은 단순한 기구적 결합체인 듯 보이나 실상은 사람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관된 생명공동체적 성격을 띤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하면 점점 더 실타래를 풀기 어려워진다. 즉 규모가 크든 작든 상호 존중하고 배려, 상생하려는 노력과 희생 없이 인수·종속시키려 한다면 더 큰 상처만 남기고 결국 통합의 시간표를 거꾸로 돌리게 될 지도 모른다.

이런 관계성을 도외시하다 보니 분열은 쉬우나 통합은 어렵다는 것이 교계의 정설인양 굳어진 경향이 있다. 깊은 성찰 없이 깨진 유리잔을 붙이려다 힘에 부치면 차라리 새로 잔을 사자는 자만과 공명심이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은 차고도 넘친다. 코로나 사태 속에 한국교회가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국회가 제정을 시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낙태마저 합법화 하려는 반 생명주의 물결은 한국교회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하는 신호탄이다. 이제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하신 주님의 경고가 현실로 닥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합동 측이 그 무거운 짐을 지기로 한 것은 유의미하다. 이제는 대화로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는 시도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숱한 시간 통합을 대전제로 대화와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다가도 마지막에 가서 늘 ‘뜨거운 감자’로 그쳤던, 그 벽을 깨는 데 실패했던 이유와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겸허한 반성이 상호간에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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